中-美, 아베 야스쿠니 참배 비난..中 "나빠진 양국관계 더 악화"

by김태현 기자
2013.12.26 16:27:22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중국과 미국, 타이완 등 각국은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일제히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신사 참배를 강행한 점을 들어 동북아시아에 드리운 ‘갈등의 파고’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이후 현직 총리로는 7년 4개월만에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을 포함해 250만명의 전몰자가 합사된 곳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적 장소다. 아베 총리는 참배 이후 “중국과 한국인들을 상처 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중국 등 주변국들은 신사 참배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은 참배 소식이 전해진 후 인터넷을 통해 “(야스쿠니 참배는) 중국인이 절대로 용인할 수 없으며 아시아 피해국의 감정을 크게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도 이날 외교부 홈페이지에 발표한 담화를 통해 “아베의 도발적 행위는 일본과 주변국 간 관계를 깊은 구렁으로 빠뜨리고 군국주의 그림자를 지우려는 국제사회 노력도 훼손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중국 관영방송 CCTV는 아베 총리가 낮아진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했다고 분석하고 이번 참배로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더 경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AP통신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소식을 보도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이미 나빠진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즉각적인 경고 메시지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중국에게 ‘일본이 동아시아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할만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이날 “일본 지도자가 인접국가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실망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한·중·일 긴장 관계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며 “미국이 일본에게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라고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타이완 외교부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외교부는 공식 논평에서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은 역사적 사실을 직시해 교훈을 얻길 바란다”며 “주변국 국민 정서를 해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