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둔 노무현 3주기..‘친노’는 있다? 없다?
by나원식 기자
2012.04.25 18:04:45
| ▲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오른쪽)과 김광진, 박지원, 김부겸 최고위원(오른쪽 두번째부터)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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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5월23일)를 20여일 앞둔 가운데 ‘친노’와 ‘비노’가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중요한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이 현상은 새 지도부 선거 준비 과정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유인태 당선자(서울 도봉 을)는 25일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지역, 이념, 계파를 넘어 새로운 리더십으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출마한 전병헌 의원도 “계파 경쟁의 정치문화를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의 발언은 역설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계파 갈등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를 의식한 듯 친노 인사들은 자신을 친노로 규정하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친노 주자로 분류되던 한 원내대표 후보는 “나는 친노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고, 친노 인사로 불리는 문성근 대표 대행은 “친노, 비노 구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구 민주계로 불리는 박지원 최고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친노와 비노로 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어떤 계파가 독식하면 다른 계파에서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차기 지도부는) 균형 있는 모습이 좋다”고 경계했다.
‘리틀 DJ(김대중)’으로도 불리는 한화갑 전 의원도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선 후보가 되면 필패”라면서 “자기들 몫만 챙기려 하는 것이 친노 세력의 한계”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최근 행보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최근 ‘탈(脫) 노무현’ 행보를 하고 있다는 시선을 받는 그는 24일 “‘탈 노무현’은 이미 돼 있는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그의 발언을 ‘노무현 그림자 벗기’로 해석하고 있다. 또 민주당의 ‘집토끼’인 호남을 끌어안기를 위해서 탈 노무현을 꾀한다는 분석도 있다.
비노 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새 지도부 선거에서 이른바 친노 후보들이 많이 나와 자신이 친노인 것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또 범(凡) 친노 인사들이 많아 연대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의원은 25일 ‘김영환의 대선일기’라는 글을 통해 “김대중과 노무현이 우리를 가르는 잣대가 되고 엇박자가 된다면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친노와 반노는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만 남고 모든 껍데기는 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