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열에 아홉 “원격수업, 사회성 함양 어렵고 학력격차 심화”
by신하영 기자
2020.11.10 12:00:00
국가교육회의 학부모·교사 등 2만5000명 여론조사
원격수업 확대에 “사회성 기르기 어렵고 학력격차”
희망하는 교사상 “학생 관심 갖고 소통하는 교사”
교사 65% “코로나 이후에도 원격수업 활용될 것”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사 10명 중 9명은 온라인 수업 확대로 학생들의 사회성 함양이 어렵고 학력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학부모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75% 이상이 이같이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는 10일 이러한 내용의 미래교육체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일반국민 2000명 △학생 9914명 △학부모 7623명 △교사 5119명 등 총 2만465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일부터 16일까지 진행했다.
| 국가교육회의 미래교육체제 여론조사 결과. 학부모·교사·일반국민 모두 온라인 수업 확대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다.(자료: 국가교육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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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원격수업 확대에 대해선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감염병 확산 이후로 온라인 수업이 확대됐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교사 87.6%가 학습자의 사회성을 기르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교사 92.2%는 온라인 수업 확대가 지속되면 학력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부정적 평가는 학부모와 일반국민 대상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학부모 85.7%와 일반국민 76.4%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는 사회성을 기르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어 학부모 89.6%와 국민 78.4%는 온라인 수업 확대가 지속되면 학력 격차가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온라인 수업이 교과 지식 교육에 더 유리하다는 의견은 교사 27.5%, 학부모 8.2%, 국민 27.2%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이 여전히 활용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교사 65.6%, 학부모 48.2%, 일반국민 67%는 감염병을 극복하더라도 온라인 수업을 통한 학습은 이전보다 더 활용될 것이란 점에 동의했다.
가장 희망하는 교사상(像)으로는 학부모 84.6%, 학생 69.9%, 국민 68.6%가 ‘개별 학생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해와 소통을 하는 교사’를 꼽았다. 이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소개·연결시켜주는 교사(학생 47.3%, 학부모 37.6%, 국민 42.6%)가 그 뒤를 이었으며 교과목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고 가르치는 교사를 꼽은 의견도 각각 25.3%, 25.4%, 31.1%의 지지를 얻었다.
미래 학교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저 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과 ‘감염병 등 전 지구적 재난의 일상화’가 꼽혔다. 또 학부모와 교사는 미래 학교를 ‘공동체 속 배려·존중을 배우는 곳이 돼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학생은 ‘진로를 설계하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만 학교 급이 올라갈수록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진로 설계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교사상도 ‘상급 학교 진학과 진로에 조언을 해주는 선생님’이란 응답이 증가했다.
학생이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길러야 할 역량으로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문제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 △조화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역량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 등이 꼽혔다. 특히 학생은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1순위로 선택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교원양성체제 개편을 논의하는 숙의단과 공유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교육회의는 미래 교육과정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을 논의 중이다. 집중숙의단에는 각계 전문가와 시민 등 총 3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네 차례의 회의를 통해 ‘교원 양성 교육과정’과 ‘교원 양성 규모’를 핵심의제로 압축했다.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는 “핵심 쟁점은 일반국민 300여명으로 구성된 검토그룹에 전달되며 검토그룹은 충분한 사전학습 후 14~15일 양일간 40개 분임숙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온라인 숙의 결과는 다시 집중숙의단에 전달되며 최종 결과는 오는 12월 협의문의 형태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