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형제의 난)대우건설 매각에 약? 독?

by하수정 기자
2009.07.28 18:22:18

박삼구 회장, 그룹 구조조정 영향력 지속될 듯
대우건설 매각 의사결정 차질·평판리스크 하락 우려도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 등 두 오너가 퇴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격 전환함에 따라 매물로 내놓은 대우건설 처리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권단은 표면적으로 금호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대우건설 매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금호판 형제의 난`에 따른 새로운 법적 분쟁 등이 전개될 경우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거나 매물에 대한 평판 리스크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8일 "대우건설(047040) 매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전문경영인 체제가 금호그룹에 정착할 경우 오너 형제간 불화설 등 시장의 의혹을 해소하고 일사분란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 매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은 이미 각 계열사들이 동의했던 사항이기 때문에 그룹 회장이 바뀐다고 해도 이견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이 되면 그동안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이행에 일정 역할을 맡을 예정이어서, 대우건설 M&A 등 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사실상 박삼구 회장 주도의 의사결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해임조치를 받아들이느냐 여부다.

만약 박찬구 회장이 이를 문제삼아 법적 분쟁으로 맞설 경우 금호그룹은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지배구조에 위기를 맞게 된다.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011780)화학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하더라도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사 참여 권한은 여전히 존재한다. (관련기사 참조☞ 금호그룹 지분이동, 대우건설 매각 흔들까)

주주총회에서 해임되지 않는 이상 이사직 자체는 유지되는 데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부담을 지고 있는 금호산업의 대주주인 금호석화에 상당한 주주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매각 지분을 `50%+1주` 또는 39% 등 어느 정도로 하게 될지, `50%+1주`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 지분과 함께 어느 계열사의 지분을 넘길지 등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직을 유지하며 대우건설 매각 등 그룹 구조조정을 관할하더라도 그룹의 단일 지주사가 될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인 박찬구 회장이 반기를 들 경우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너 형제간 불화가 공식화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뿐 아니라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의 평판리스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서 "박찬구 회장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룹 구조조정 작업에도 파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