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은열 기자
2004.10.19 16:38:18
[양은열] 지난주에는 충청도 일대를 돌아보고 왔다. 전국이 온통 행정수도로 기업도시로 무슨 프로젝트로 토지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전국을 다녀보고 싶었지만 많은 제약으로 인해 그 중 핵심지역인 충청도를 돌아보고 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부동산 현장에 가보면 너무나 부동산 시장이 조용하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신문과 언론에서는 토지 유망지와 알짜배기 토지 투자에 전 국민이 동참하고 있는 듯한데 정작 부동산 현장에 가보면 너무나 썰렁한 분위기에 과연 이곳이 땅투기의 주무대였던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신행정수도 이전, 고속철 개통, 첨단단지 조성등 호재로 급등하던 충청권 토지 가격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으로 거래가 끊기고 투자자가 몰리던 지역도 매수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작년 10,29대책으로 부동산, 특히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는 각종 규제책이 나오자 폭등하던 아파트 가격이 실종되고, 아파트 투자 세력들이 규제가 적은 토지 쪽으로 몰리게 되었다. 거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정책 발표로 인해 2004년을 토지의 전성시대라고 부른다. 1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하는 시기가 돌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충청권을 중심으로 토지시장이 계속 활황으로 이어질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어느 정도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토지투자는 냄비와 같은 성격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지금 투자는 상당한 신중성이 요구되는 종목으로 보인다. 따라서 2004년도 부동산 투자형태를 보면 부동산은 규제가 집중되는 곳을 피해 투자자들이 몰려다니고 부동산을 종목적으로 지역적으로 돌아가면서 냉온탕을 번갈아가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이것을 흔히 풍선효과라고 부른다.
충청권 토지투자의 형태를 살펴보면 지역적 풍선효과가 분명히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행정수도 후보 이전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공주시와 조치원, 연기군등이 급부상을 하였고, 후보지가 확정되자 그 투자세력들은 청양, 홍성으로 투자지역을 옮기게 되고, 정부가 당진,예산,서산,태안,청양,홍성,논산등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자 다시 투자세력들의 투자는 보령, 서천, 부여,보은등 외곽지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청양, 홍성, 예산지역 토지는 이제 내놓아도 매수세는 실종되고 계약금 포기 상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지금 상황이 이러하니 필자가 지난주에 충청도 지역을 돌아 다닐 때는 이미 열기가 한번 지나간 자리이기 때문에 너무나 조용한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도리어 충청권 토지보다는 원주,해남,군산,영암등 기업도시와 복합레저단지 계발계획으로 주목 받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돌아간 상황이다. 실수요자가 아닌 개발 호재에 따라 투자하는 세력들을 보면 러시안 롤 게임을 방불케 한다.
이에 덩달아 지금 서점을 들려 보면 나오는 부동산 관련서적은 온통 토지 이야기뿐이다. 특히 충청도 토지 이야기를 빼면 이야기할 것이 없을 정도로 충청도는 부동산의 이슈지역이 된지 오래가 되었다. 그러나 충청권 토지를 산 일반인은 돈을 벌었을까?
돈은 자기의 손에 있어야 자신의 돈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충청권 토지를 매입한 사람은 이미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고수들이 남기고간 찌꺼기를 가지고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상황이니 가격 상승은 고사하고 팔기도 어려운 처지에 처한 현실에 전문가로서의 가슴만 아플 뿐이다.
김포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군시보호시설 때문에 개발면적이 470만평에서 155만평으로 축소된 김포 신도시가 300만평으로 확대 개발한다는 기사가 나온 지 오래다.
건교부가 김포시 장기동, 운양동, 양촌면일대 155만평이외에 시가화조정구역으로 예정된 부지190만평을 합하여 국방부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인데 그 진위가 의심되고 아마도 개발 브로커 등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갑작스런 결정으로 브로커들도 신도시 축소 이전에 사두었던 토지를 아직 매매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제는 또다시 기업도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시는 개발 주체가 민간기업으로서 50%만 기업이 토지를 매입하면 나머지 토지는 공공수용의 기준에서 토지를 강제 수용할 수 있는 권한을 기업에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기업의 본질적인 생산성 향상이나 연구개발에 투자할 자금으로 토지를 매입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충청권이 아닌 전국의 토지는 또 한번의 기업도시 바람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도시는 그 기업도시를 만든 기업의 이름을 명명한 도시로 불리워지게 된다. 가령 ‘현대시’‘삼성시’는 물론이고 아이파크 도로며 레미안 대교도 생기게 될 것이다. J프로젝트 추진지역으로 알려진 해남, 무안일대의 땅값이 최근 2달 사이에 5-10배가 넘게 폭등하였다. 각 재벌들이 나서서 전국을 기업도시로 계획만 잡아도 갈 곳 없는 400조 단기자금은 또다시 광풍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이에 편승한 토지투기자나 브로커 등에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가슴에 멍들까 심히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왜냐하면 과거 신행정수도 일대나 제2기 신도시 지역등도 개발 호재로 인하여 이미 원만한 땅들은 기획부동산이나 브로커들에 의해 작업되어 넘어 간지 오래고, 기업도시 프로젝트는 기업과 작전세력 등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일반인을 기만당하기 때문이다.
오는 12월에는 이헌재 경제 부총리가 한국판 뉴딜정책 발표가 예정 되어 있다. 수도권 신도시는 물론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우선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만 가득이나 어려운 정부 재정을 감안하면 실효성에 의구심이 간다.
필자는 실효성 없는 개발 호재로 전국이 투기장화 되어 전국이 투기지역으로 묶이지나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업도시 건설로 얻을 수 있는 개발이익은 대부분 해당지역 토지에서 나오기 때문에 땅값이 폭등하면 기업도시를 건설하고 싶어도 건설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먼저 들어간 사람은 원금회수하기에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또한 기업도시 선정 후보지 중에 땅값이 급등한 지역은 기업도시 후보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하였기에 기업도시 루머에 신중을 더 해야 할 것이다.그렇다면 충청권 토지는 어떻게 될까? 실수요자가 받쳐주지 못한 충청권 토지는 상당한 침체내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이 일반인들에게 권하는 토지는 대략 개발호재가 있다든지 고속도로나 국도가 확장 또는 신설 되는 지역을 대부분 권한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의 투자눈높이는 현실적으로 뜨는 지역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뜨는 지역은 몇 번의 호재가 지나가 서 상당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곳이기 때문에 부동산투자에 있어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초보자들은 이러한 뜨는 지역을 소개받기를 원한다. 이미 신행정수도 확정, 고속철 수혜, 첨단산업단지 입주예정등 대형호재가 이미 반영된 충청권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 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보들은 현재가장 활성화 된 지역을 기웃거린다.
토지 투자는 최소한 10년을 두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너무 단기만 고집하다가 규제나 풍선효과로 매수세가 사라지고 나면 매입단가 보다 싼 가격에 매매할까 염려되는 부분이다. 부동산은 한번 손절매를 하면 회복하기 힘든 상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