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살인 입증 어렵나 "'뛰어내려!' 강요는 했지만…"

by권혜미 기자
2022.04.21 14:01:31

이수정 교수 "정황 의심되지만…굉장히 어려운 사건"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19년 벌어진 ‘계곡 살인사건’으로 구속된 이은해(31)와 내연남 조현수(30)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1일 KBS 1TV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해당 사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교수는 구속된 이은해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이은해가 자수의 형태를 띠지 않았나. 자수에 이르는 피의자들의 심경은 ‘피해자한테 잘못했다’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태도로 보통 자수를 하는데, (이은해는) 자수를 하긴 했으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태도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이어 이은해에게 피해자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엿보기 어렵다면서 “일종의 감경에 유리하도록 협상하기 위해 자수한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살인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는 “애당초 경찰 단계에서 입증할 능력이 안된다는 걸 시사할 정도로 어려운 사건이라 판단된다”며 “일단 (피의자가) 피해자에 대해 아무런 신체적인 접촉이 없었다.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물에 뛰어들었”고 설명했다.

이은해가 피해자인 남편이 계곡에서 사망하기 전 고의로 복어 독을 먹였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은해에 의하면 복어 독은 장난스러운 대화였을 뿐, 복어 독을 먹인 적이 없었다는 거다. 물적인 증거가 확보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계곡 사건 때도 이은해가 “튜브를 던져줬는데 물에 빠진 사람이 못 잡은 거다”, “우리들은 뒤돌아 있어서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며 “사실 그 장면이 어디 CCTV에 잡혀있지는 않지 않나. 굉장히 어려운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면서 “그들은 ‘(물에) 뛰어내려!’라고 얘기했지만, 피해자는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성인 남성이지 않나. 강요 한 마디를 듣고 어떻게 물에 뛰어내리도록 했는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다. 어려운 난맥”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검찰의 보강수사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정황은 짐작이 되는데 대기업 직원에, 어린애도 아닌 성인 남자가, 연약한 여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가, 결국 극단적 선택 비슷한 걸 시킨 거 아닌가, 그렇게 뛰어내리게 하는 걸 밝혀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은해는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그러나 이은해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판사에게 자신의 살인미수 혐의 등을 부인하는 내용의 자필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