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검수완박' 경찰 입장은…익명 투표 80%는 이러했다

by이선영 기자
2022.04.13 13:49:58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투표서
81.5% "반대" vs 18.5% "찬성"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이달 중 처리하겠다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일선 경찰들도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 게시판에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가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가입시 소속 직장 이메일 인증을 거쳐 소속을 확인하고, 글을 쓰면 닉네임 옆에 소속 직장명이 표시되는 익명 커뮤니티다.

해당 투표를 개설한 글쓴이는 “검찰은 당연히 반대하는 거 아는데, 경찰분들 생각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 투표에는 341명이 투표했으며, 이 중 81.5%(278명)는 검찰 수사권 박탈에 반대했다. 찬성한 인원은 18.5%(63명)에 불과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실제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는 경찰청 구성원들이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검수완박은 경찰 완전 무시하는 거 아니냐”면서 “‘경찰은 어차피 민주당 수사 못 하니까 검찰 권한만 박탈하면 된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사용자도 “중우정치라는 단어가 공감 가는 게 평생 검찰하고 엮일 일 없는 인간들이 정치권 파워게임에 휩쓸려서 ‘검찰 공화국’ ‘검수완박’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의 수사권이 사라지게 되면 경찰 업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용자들은 “수사부서 다들 사건 수에 치이잖아” “인력조정 없이 검수완박 완료될까봐 걱정이다” “주말 출근 디폴트(기본값)냐”라고 반응했다.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정책총회를 열어 검찰개혁 의제를 논의한 결과, 검수완박 입법안을 이번 달 안에 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유상범 의원은 13일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는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신청권을 부여한 헌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위헌적일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정당성도 찾아볼 수 없는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