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투자사기 의혹'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죄송하다"

by김범준 기자
2018.08.09 10:08:30

경찰, 9일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참고인 소환
최 대표 "죄송합니다" 한마디 후 조사실 직행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그룹 최용석 대표가 9일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인양 투자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최용석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대표가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최 대표는 9일 오전 9시45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를 정말 끌어올릴 수 있느냐” “제일제강 인수는 무산된건가”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고 짧게 답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최 대표를 상대로 돈스코이호 탐사·인양과 관련된 자금 조달 계획과 투자 규모, 싱가포르 신일그룹과의 관련성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 대표와 함께 이날 오후 2시 류상미 전 신일그룹 대표를 참고인 소환하는 등 신일해양기술 전·현직 경영진 등 관계자들을 줄소환할 계획이다.

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의혹 사건은 지난달 15일 신일해양기술이 “1905년 러일전쟁에 참가했다가 침몰한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동해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했다.



신일해양기술의 발표 이후 다른 업체가 “자신들이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 신일해양기술의 투자사기가 의심된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당초 서울 강서경찰서에 수사를 맡겼지만 경찰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을 넘기고 지수대에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은 신일해양기술이 당시 돈스코이호에 시세로 약 150조원에 달하는 금괴가 실려 있다고 거짓 홍보하며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사기)를 적용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최 대표와 류 전 대표 등 신일그룹 주요 관련자들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또 류씨의 남동생이자 신일그룹 실소유주로 알려진 류승진 전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어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신일해양기술과 서울 강서구 신일그룹 돈스코이호국제거래소 등 8곳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신일그룹의 주요 계좌들을 동결 조치하고 관계사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들이 침몰한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와 관련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