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6.04.08 15:11:13
브레이브 "우리 광고 보면 수익금 15% 비트코인으로 지급"
언론사 "콘텐츠 도둑질이나 같다" 항의서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광고차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브레이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브레이브가 광고수입을 중간에서 채 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신문협회(NAA) 소속 회원사 중 17개 언론사가 브레이브와 이를 개발한 브렌던 아이크에게 서비스를 당장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브레이브는 웹 브라우저 모질라의 공동설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브렌던 아이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모바일 폰과 PC에서 모두 설치할 수 있으며 광고와 추적장치 등을 막아준다.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이트를 여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만일 사용자가 새로운 광고를 선택할 경우 광고매출의 15%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지급한다.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55%를 가져가고 브레이브와 광고파트너가 각각 15%씩 챙긴다. 방문자는 자신이 받을 비트코인을 웹사이트에 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사는 브레이브의 사업모델이 자신들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2000개 언론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NAA의 데이비드 샤번 대표는 “내가 당신의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서 5달러를 당신에게 주면 기분이 어떻겠는가”라며 “이것이 바로 브레이브 논란”이라고 말했다.
17개 언론사는 브레이브에 보낸 서한에서 “당신이 광고를 판매하는데 우리의 콘텐츠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콘텐츠를 훔쳐가 당신의 웹사이트에 게재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독자가 받은 비트코인을 기부토록 하거나 일정 부분을 우리에게 주겠다는 것으로는 자체 광고를 게재하는 것에 비해 보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브레이브측은 “신문협회가 오해하고 있는데 브레이브는 해결사지 적이 아니다”라며 “언론사들이 광고차단 프로그램으로 광고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걱정을 하고 있지만 이는 브레이브가 출시되기 한참 전부터 있었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괜찮으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개수도 적은 광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광고가 사이트를 파고드는 제3의 광고보다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미국에서 데스크탑 사용자 10명 중 1명은 광고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인 글로벌웹인덱스의 최근 조사에서도 모바일 사용자의 37%가 지난달 광고를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차단이 모바일로도 확산하면서 광고매출에 의존해온 언론사들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