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고갈에 결국 고용보험료까지 올린다

by최훈길 기자
2021.09.01 13:30:00

고용부, 고보기금 재정건전화 발표
내년 7월부터 보험료율 0.2%p 인상
월급 288만원에 월 2886원…노사 부담 커져
재정지원까지 합쳐 3兆 추가 수입 확보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료가 인상된다. 코로나19로 실업급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고용보험기금이 바닥나자 정부가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이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남부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설명회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1일 고용보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화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노사,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용보험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10여 차례 논의를 거쳐 마련한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7월1일부터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현행 1.6%에서 1.8%로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분은 근로자·사업주 각각 0.1%포인트를 분담하게 된다. 평균월급 288만원 근로자 1인 기준으로 월 2886원(연 3만4632원)을 노사가 각각 부담하게 된다.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을 비롯해 일반회계 전입금 1조3000억원 재정 지원 등을 통해 내년에 약 3조원의 추가 수입을 확보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을 비롯한 한시사업 종료, 일반회계 사업 이관 등 지출 효율화로 내년에 약 2조6000억원을 절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같은 재정건전화 방안이 시행되면 내년부터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2025년에 적립금이 약 8조5000억원에 이르는 등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빌려 온 7조 9000억원이 포함된 금액을 제외하면 현재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3조2000억원 적자다

앞으로 정부는 지속적인 지출효율화, 구직급여 상·하한액의 합리적 조정, 자발적 이직자의 실업인정 등 그동안 고용보험 제도개선 TF에서 제시된 제도개선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이번 재정건전화 방안은 정부는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노사는 보험료를 부담하는 등 노사정이 어려워진 재정 상황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집중 논의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용보험기금이 고용위기를 극복하고 취약계층의 취업을 지원하는 본래의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