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험에 '윤석열 X파일·이준석 병역 의혹'…결국 재시험

by이세현 기자
2021.07.05 13:33:35

도교육청 "출제 교사 정치 편향 인정…재발 방지 마련"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전북 군산에 위치한 A고교가 기말고사 시험문제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X파일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병역 의혹을 예시로 들어 논란이 일자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A고교에서 정치 편향적인 문제를 출제해 논란이 일자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사진=김병욱 의원 페이스북)
A고교 관계자는 5일 이데일리에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을 열어 논란이 일은 과목에 대한 재시험을 오는 6일 점심시간에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A고교는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서도 “문항의 신뢰도, 타당도, 편향성 문제 등이 발생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라며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및 점검을 철저히 할 것을 약속드린다.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A고교는 지난 1일 2학년 1학기 2차 기말고사 ‘생활과 윤리’ 4, 5번에서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플라톤의 국가론에 근거해 공직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논란이 일은 건 해당 문제 예시로 ‘정치권에 윤석열 X파일의 장모와 처, 이준석의 병역비리 등의 쟁점을 염두에 두며’라고 적힌 부분이다. 특정 정치 사안을 가지고 공직자의 덕목을 서술하라고 해 학생들에게 정치 편향성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과목은 2학년 학생 140여명 중 절반 수준인 60~70여명 가량 선택적으로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가 출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교육청은 “해당 교사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시험과 관련한 내용을 충분히 확인 검토해 감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문제를 출제한 교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없도록 했네” “이런 사람이 교편을 잡다니” “요즘 수업시간에 다 그런가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이며 관계자 엄벌을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교를 정치 선동의 공간으로 이용했다. 이런 교사, 이런 학교에 우리 아이들을 맡겨야 한다니 슬프고 분하다”라며 “과연 이 문제의 채점 기준은 무엇이며, 학생들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무엇이라 정답 아닌 정답을 써야 했을까? 이 교사는 학교를 정치 선동의 공간으로, 자신을 정치 투쟁의 전사로 여기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