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입법부 수장, 균형감각 상실"vs文의장 "국회 모욕"

by유태환 기자
2018.09.05 11:20:08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설전
김성태 "대통령 견제하는 책무 잊지 마라"
文의장 "청와대·정부 말에 휘둘릴 일 없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예정에 없던 설전을 주고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의 문 의장 정기국회 개회사를 언급하면서 중립성을 문제 삼았고, 문 의장은 이에 대해 ‘모욕’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갖고 “어떻게 입법부 수장께서 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시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사전 배포한 원고에는 없던 마무리 발언이다.

김 원내대표는 “어떻게 선수가 심판으로 끼려 하실 수 있느냐”며 “한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개회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아무리 여당출신 국회의장이라고 하더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인 행정부 감시와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책무를 한시도 잊지 마라”며 “의장 스스로 말씀하신 대로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균형을 상실할 때,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 역할을 스스로 방기할 때 민주주의는 꽃을 피울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잊지 마시길 바란다”며 “문 의장과 국회가 국민들의 아픔과 애환·고충을 대변하는 민생의 전당으로 거듭 태어나길 한국당은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면서도 “내 정치 인생을 통틀어서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의회주의자”라고 맞받았다.

문 의장은 “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제 정치 인생을 몽땅 다 걸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런 일은 없다”며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가슴 속 깊이 명심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