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 술자리 잦은 남성·뼈 약한 노인…□□□ 건강 '주의보'

by이순용 기자
2017.12.13 12:30:45

송년회 음주로 인한 '대퇴골두무혈성괴사'와 겨울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 발생률 높아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 출근길 풍경 (제공=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겨울철은 추위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때다. 이 시기에 느는 것은 비단 감기환자만이 아니다. 노면 자체가 얼면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 낙상 환자들도 속출한다. 연말 과도한 음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고관절 건강’과 연관된다. 특히 노인과 폐경 여성, 중년 남성은 올 겨울 고관절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양반다리 힘든 중년 남성, 엉덩이 괴사 주의

연말연시 술자리가 잦은 중년 남성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란 허벅지뼈의 시작부분인 대퇴골두의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뼈가 썩게 되는 병이다. 정확히 규명된 원인은 없지만, 과도한 음주가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요즘같이 연말 술자리가 연이어 있을 경우, 사회활동이 왕성한 30~50대 남성들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이 쉽게 응고되는데, 이로 인해 얇은 모세혈관에 연결된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뼈세포와 조직이 괴사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증상은 사타구니 앞쪽이 뻐근하고, 많이 걸었을 때 고관절이 쿡쿡 쑤시는 느낌이 든다. 심한 통증으로 양반다리가 힘들어지며, 증상이 악화될 경우 괴사로 관절 모양이 변형되며 관절이 주저앉아 다리가 짧아질 수 있다.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초기증상은 다른 질환으로 인한 고관절의 통증과 큰 차이가 없고, 엉덩이나 허벅지뿐만 아니라 허리와 무릎에도 통증이 느껴져 허리디스크나 무릎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고관절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 고관절도 감기가 걸린다

겨울철 10세 이하의 자녀가 심하게 감기를 앓고 난 후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고 잘 걷지 못 한다면 ‘일과성 활액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과성 활액막염은 고관절을 싸고 있는 활액낭에 물이 차는 것으로 성인에게는 드물지만, 10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소아에게 일과성 활액막염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감기 바이러스 때문이다. 심하게 감기를 엃고 난 후 감기 바이러스가 활액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과성 활액막염이 생기면 갑자기 사타구니에 통증이 생겨 일상적인 움직임이 불편해지며, 다리를 절면서 걷게 된다. 약간의 미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냥 두어도 저절로 치유될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하므로 진통소염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승증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일과성 활액막염은 평균적으로 10일 이내 증상이 좋아지고 길어도 4주 내로 증상이 사라지는 편이다”며 “드물게 성인도 운동 후 일과성 활액막염이 생기기도 하는데, 운동 후에 사타구니 통증이 생겨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양반다리 시 심한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