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크레딧]대우건설, 손실보다 업황이 '문제'

by함정선 기자
2014.02.04 15:24:54

한기평, 대우건설 신용등급 강등..나이스신평, 하향검토
재무상태 양호 평가에도..건설업 불황 지속 전망이 우려로 작용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대우건설의 재무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용평가사가 발 빠르게 신용등급을 하향하면서 재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1월28일 대우건설(047040)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한 데 이어 나이스신용평가도 대우건설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의 발 빠른 대응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해외 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GS건설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하향이 한 달 넘게 걸렸지만, 이번에는 대우건설이 실적을 발표하자마자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도 대우건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4분기 주택 관련 손실 반영으로 추가 손실 없이 성장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한편에서는 아직 추가 손실의 우려가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주가도 요동쳤다. 4분기 손실을 기록한 직후 이틀 동안 주가가 15%나 오르는가 하면, 3일에는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으며 4일에도 1.63%가 하락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무엇보다 기업의 재무상태, 즉 빚을 갚을 능력을 보고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이번 손실로 대우건설의 재무상태가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게다가 건설사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지면,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금리가 상승해 금융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대우건설의 재무상황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보고 있다. 한기평은 지케이해상도로 지분 등 보유자산의 가치와 매입채무를 통한 추가 자금조달 능력, 한국산업은행의 지원 등을 근거로 대우건설의 재무융통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평사들은 대우건설의 추가 손실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신용평가사가 대우건설의 신용등급 하향에 나선 것은 건설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신평사들은 올해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공공발주 물량이 감소하고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데다 해외건설부문의 경쟁도 심화하리라는 것이 신평사의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이 지난해 부진을 만회할 만큼 수익을 개선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수익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