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회장 "사의표명, 외풍 아닌 새 리더십 때문"

by김국헌 기자
2009.01.15 17:57:48

15일 2008년 실적 발표회장서 배경 밝혀
"2년前 사퇴 생각..포스코 전문경영인 제도 정착됐으면"
"1분기 가장 힘들지만 적자 아니다..대우조선 관심없어"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15일 "외풍 때문이 아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단 생각에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며 세간의 외풍 의혹을 진화했다.   

이구택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연간실적 발표회에서 "외풍, 외압으로 인해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에 4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됐을 때 이미 결심했다"며 "CEO는 임기에 집착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 이구택 포스코 회장
그는 "그러나 그해 10월 국제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무책임한 사임이 될까 싶어 고민했다"며 "포스코의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제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장으로 일한 지난 6년간 나를 가장 괴롭힌 문제는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제에 대한 사회의 불신"이라며 "포스코의 모델이 한국에 정착해야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사의를 표명하게 된 것은 역발상적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이런 어려운 시대에 젊고 활기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임이 한국에는 생소한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제로 운영되는 포스코의 모델이 한국에서 뿌리내리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후임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가 이날 저녁 소집돼,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1분기가 가장 힘들겠지만 포스코가 1월에 적자를 내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화와 산업은행간 대우조선해양 매각계약이 무산될 것이란 관측에 대해 그는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더이상 관심없다"고 못박았다.

포스코(005490)의 감산 규모와 관련해선 "1분기에 얼마를 감산하겠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시황이 예측 불가능하다"며 "경영계획 주기를 분기에서 월간으로 바꾸고 경영계획도 `기본`과 `비상` 두 가지 형태로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