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좌동욱 기자
2008.02.18 20:30:25
1차 인사 검증서 98% 탈락..지역·학맥 '편중 인사' 비판도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거의 두달간의 퍼즐 맞추기 작업이 이제야 끝났다"
당선자 비서실에서 인사 검증작업을 진행했던 관계자의 전언이다. 10년만의 정권탈환인 만큼 인재풀이 넓지 않은데다 지역와 학교, 직업 등을 골고루 안배해야 해 인선작업은 난항을 거듭했다.
특히 까다로운 검증과정으로 유력 후보들이 손사래를 친 탓에 인사가 더욱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첫 최고경영자(CEO)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CEO 장관은 나오지 않았다.
인사 검증 실무를 담당한 박영준 당선자 비서실 총괄팀장은 사석에서 기자들에게 "새 정부 장차관 후보의 인사 검증을 위해 5000여명의 인물을 살펴봤다"며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받은 인물만 대략 90여명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받는다는 것은 '정밀검증'에 들어간다는 의미. 결국 1차 검증을 거치는 과정에서 전체 후보자의 2%정도만 살아남았다.
정밀 검증은 후보자 본인 뿐만 아니라 친인척의 재산내역, 부동산투기, 병역기피
, 자녀 위장취업 의혹 등을 망라한다. 실제 음주운전 경력이 있거나 투명하지 못한 재산 축적이 드러나면서 최종 검증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첫 CEO 대통령이라는 상징성과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이 당선자의 공약과 맞물려 하마평이 무성했던 CEO 출신 장관은 나오지 않았다. 기업 CEO들의 경우 까다로운 인사 검증과정에서 대거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이나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장이 각각 산자부와 농림부 장관에 내정됐지만 기업 CEO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의 경우 경제기획원 출신의 관료로 공직생활을 접은 후 LG경제연구원과 은행연합회, 전경련 등 기업연구소나 재계 이익단체에서 주로 일했다.
정 회장은 참다래(키위) 유통·판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 졸업 후 곧장 농사를 시작한 영농후계자로 기업인이라기보다는 농업인에 가깝다. 장관으로 내정된 배경도 전북 출신이라는 지역적 메리트와 함께 농수산식품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이 당선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참여정부의 경우 진대제 당시 삼성전자 사장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조각 인선에서 당선자측은 학교와 지역 안배를 위해 크게 고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실 수석인사가 영남과 고려대라는 특정 지역과 학맥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내각인선에서도 영남과 특정대학 출신의 강세는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