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이소연 "후쿠시마 복숭아 맛있다. 왜 그랬냐면"

by홍수현 기자
2023.04.07 15:47:16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후쿠시마 홍보 다큐 출연
"원전 폭발로 엉망 된 후쿠시마 농민 일상 담아"
"방사능 측정 후 0 확인하고 먹어, 맛있었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확인하고 싶었어"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강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과거 일본 다큐멘터리에서 후쿠시마산 복숭아를 먹고 “맛있다”고 말한 내용이 재조명됐다. 이 박사는 최근 자신의 북콘서트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최초의 우주인 이소연박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주 산업의 현재와 전망’을 주재로 강연하기 앞서 태극문양이 새겨진 복장을 착용한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박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자신의 책 ‘우주에서 기다릴게’ 소개 후 지난 2018년 디스커버리채널 아시아가 제작하고 방송한 다큐멘터리 ‘후쿠시마의 꿈, 그 너머’ 관련 다큐에 출연하게 된 과정과 이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박사는 “우주인이 돼서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몇 안 되는 사람이 되고 나면 전 지구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며 운을 뗐다.

그는 해당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PD가 자신에게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고 가족을 잃은 후쿠시마 주민들의 삶을 전하며 “누군가는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주고 도와줘야 하는데 아무도 안 나오려고 한다”며 출연 부탁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근데 이게 일본이고 방사능이고 하니까 ‘이거 잘못했다가 이상해지겠는데’라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며 “방송 전체는 어부들의 힘든 상황, 벼농사 짓는 분들의 힘든 상황, 이런 게 나갔고 그중 하나가 복숭아 농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사능이 제로(0)가 나와도 원산지가 후쿠시마라 아무도 안 사가는 힘든 농부의 인터뷰를 하고 복숭아를 땄다. 방사능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카메라 앞에서 확인하고 먹었는데 맛있었다”라며 “복숭아가 (방사능이) 없다는 걸 눈으로 보고 ‘맛있네요’라고 했는데 앞 상황은 다 잘리고 ‘후쿠시마 복숭아가 맛있네요’만 편집이 됐다”고 해명했다.

후쿠시마 다큐멘터리 출연 모습이다. (사진=디스커버리 아시아 유튜브 캡처)
당시 이같은 내용이 국내에 알려지며 ‘한국인 첫 우주인’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 박사가 후쿠시마 홍보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 박사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후쿠시마의 진실을 확인하고 싶었다’는 글로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이 박사는 “믿을만한 구석 없이 떠다니는 후쿠시마 이야기 중 진실이 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촬영했다”며 “후쿠시마의 복숭아를 먹을 수 있었던 건 그들이 건네는 음식의 방사능 수치를 내가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