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서 빈번하게 발생 '대규모 구조 변이' 해결 가능성 높여

by강민구 기자
2020.12.28 13:00:00

KAIST·생명연 공동 연구, 3차원 게놈 지도 구축
암 발병 원리 이해와 항암제 개발 정보 제공 기대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3차원 암 게놈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암 발병 원리를 이해하고 항암제를 개발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병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 박사 연구팀과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3차원 암 게놈 지도 해독을 통한 유전자 조절기능 규명.(자료=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인체 정상 조직과 암 조직, 다양한 세포주 대상 3차원 게놈 지도를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약 400여 종이 넘는 3차원 인간 게놈 지도를 구축했다.

그동안 암세포 유전체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를 규명해 암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근에는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점 돌연변이뿐 아니라 대규모 구조 변이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을 활용한 신규 암세포의 특이적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 규명의 중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구조 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비 전사 지역에 존재해, 1차원적 게놈 서열 분석만으로 이들의 기능을 규명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비 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대규모 구조 변이로 생성되거나 소실되는 염색질 고리 구조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하면 유전자 조절 기능을 해독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암 유전체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확보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암 유전체 지도를 작성했다. 또 대규모 구조 변이와 3차원 게놈 지도를 연결할 분석 도구들을 개발하고, 대규모 암 유전체 구조 변이에 따른 3차원 게놈 구조의 변화와 이들의 표적 유전자를 알아냈다.

정인경 교수는 “암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규모 구조 변이의 기능을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정밀하게 규명 가능함을 보여줬다”며 “아직 해독이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은 암 유전체를 정밀하게 해독하는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 Research)’ 저널에 지난 달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