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세형 기자
2014.08.12 13:38:21
바닥권 인식에 잇단 정책 선물보따리
건설주보다 정책 영향력 커..실적 뒷받침되면 금상첨화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증권주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초이노믹스’의 가장 큰 수혜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구조조정 등으로 업황이 바닥권을 통과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서 잇따라 증시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정책 바람을 제대로 탄 가운데 앞으로 실적이 주가 상승 여부를 지속해 줄 전망이다.
12일 정부는 주식 가격제한폭을 단계적으로 현재의 2배인 상하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이날 발표한 투자활성화대책에 포함시켰다. 큰 수익을 원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주식 투자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격제한폭이 실제 증시 활성화에 기여할 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날 활성화 쪽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의 지정학적 우려가 맴돌면서 증시가 보합권에서 횡보하는 가운데서도 증권업종지수는 2%대의 폭등세를 타고 있다. 오후 1시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강보합권에 있지만 증권업종지수는 2% 중반의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내수경기 부양을 천명한 가운데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의 정책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말 발표된 ‘새 경제팀의 경제운용방향’에서 투자자가 가장 주목한 것은 부동산 거래 정상화를 노린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와, 배당확대 유도로 대표되는 기업 내부자금의 환류 였다.
덕분에 건설주와 증권주, 부동산과 밀접한 은행주가 신 트로이카로 부상했다. 이달초 공표된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정책기조는 유지됐으나 건설주는 신선함이 떨어지면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은행주는 탄력이 덜한 모습이다. 하지만 증권주는 여전히 목마른 모습이다.
부동산 정책이 부채가 목까지 차오른 가계를 겨냥한 것이라면 배당확대 유도는 정부와 가계, 기업 3대 경제주체중 가장 자금이 풍부한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파괴력이 더 크다. 특히 대주주 분리과세를 허용키로 하면서 배당투자 매력은 높아지게 됐다.
투자활성화 대책 가운데 퇴직연금 운용 규제 완화 역시 증시 수급기반에 도움이 된다. 특정 위험자산 즉, 주식 투자한도를 넓히겠다는 것으로 주식에 투자될 자금은 더 많아진다.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금리인하 역시 위험자산 쪽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하는 유인이 될 전망이다.
건설주와 증권주 자체적으로도 비교가 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등을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현재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1조원대의 채권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예상치 못했던 금리하락에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사실상 업종이 바닥권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상태로 평가된다.
반면 건설사들은 바닥권을 가늠하기 어렵다.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지난달 초 발표한 구조조정 대상기업 36개 중 17개사가 건설사일 정도다. 게다가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된 해외 사업도 고려 요인이다.
증권주가 명실상부한 ‘원톱’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증권(006800)에 따르면 초이노믹스가 비교를 피해갈 수 없는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증권업종은 단일 업종으로는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과감한 금융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내수 부양 정책들이 나온 가운데 실적도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일본 증권업계 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0, 2011 회계년도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2 회계년도 7%, 2013 회계년도 18%로 개선됐다. 다이와증권 주가는 이에 주당순자산비율(PBR) 0.6~0.8배 수준이던 주가가 실적 개선과 함께 한 때 1.7배까지 상승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확장적 금융·재정 정책 기대감과 구조조정 진행에 따라 바닥권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증권주 상승의 배경”이라며 “향후 이익이 개선되는지가 잣대가 될 것이고 일부 상위 대형사가 기대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