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13.07.09 17:30:08
태블릿PC 야심작 ''누크''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
윌리엄 린치 CEO 사업 축소하고 자리 물러나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의 윌리엄 린치(사진·43) 최고경영자(CEO)가 태블릿PC 사업 실패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린치는 반스앤노블의 모바일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입사한 후 2010년 3월 CEO에 올랐다. 그는 전자책(E-북) 리더기 ‘누크’ 등 태블릿PC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E-북과 블릿PC 사업을 집중 육성했다. 특히 흑백 전자책 위주에서 벗어나 컬러 스크린 위주로 제품군을 꾸렸다.
그러나 태블릿PC 시장은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005930), 애플, 구글 등 거대 IT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막강한 가운데 아마존이 태블릿 PC 킨들파이어로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들었고 중국계 업체들마저 저가 공세를 펼치자 누크는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누크는 이익을 한 번도 내지 못했고 사업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반스앤노블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 비즈니스 손실은 전년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대비 34% 줄어든 1억800만달러(1250억원)였다. 이는 반스앤노블 전체 매출에 직격탄이 됐다.
태블릿PC 선두주자 삼성전자와 애플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반스앤노블 입장에서는 초라한 성적이다.
주가도 하락세다. 린치 CEO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8일 장외 거래에서 반스앤노블 주가는 4.6%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10억달러가 사라진 셈이다.
WSJ는 반스앤노블이 누크 사업부문을 인수할 새 사업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유력 인수자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언급되고 있다. MS는 지난해 누크 미디어 사업에 총 6억5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윈도8 기반 태블릿PC사업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린치 CEO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후임 인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WSJ는 당분간 마이클 허시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업무를 대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