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백화점 '식품 大戰' 돌입

by정재웅 기자
2012.10.04 16:32:19

소비자 ''의류 구입은 줄여도 먹거리는 안돼''
백화점, 식품관 매출 ''쑥쑥''..갤러리아도 도전장
백화점별 식품관 콘셉트 ''각양각색''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백화점 식품관의 인기가 불황을 무색케 할 정도다. 과거 백화점의 간판 얼굴이 1층 화장품·보석 매장이었다면 이젠 지하 1층 식품관이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불황속에도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는가 하면 젊은 소비층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마다 다양한 콘셉트로 한 층 더 진화된 식품관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갤러리아까지 프리미엄 식품관을 선보이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식품관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주로 백화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식품관은 각 백화점별로 상이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 모습.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경우, ‘젊은 트렌드’위주로 꾸며져 있다. 가로수길, 홍대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유명 명소의 맛집과 최신 트렌드 해외 푸드코트를 동시에 선보여 젊은 고객들을 사로 잡겠다는 콘셉트다.

미국내 스무디 1위 브랜드 ‘잠바주스’, 일본 프리미엄 수제버거 ‘모스버거’, 미국 1위 멕시칸 요리 브랜드 ‘타코벨’ 등이 있다. 또 ‘마리온 크레페’, ‘퀴즈노스서브’,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이프릴 마켓’, 벨기에식 와플 전문브랜드 ‘더팬’ 등도 인기다.

현대백화점(069960)은 길거리 맛집을 식품 매장으로 옮겨온 대표적인 케이스다. ‘탄탄한 푸드코트’가 콘셉트다. 잠실여고 앞 나드리김밥(본점)을 비롯해 서문여고 졸업생이라면 다 안다는 서호김밥(목동점), 홍대 앞 이자까야인 코코로벤또(본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식품관.
신세계(004170)는 ‘차별화된 식품관’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고 명인들의 전통 장을 모아놓은 ‘SSG 장방’,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된 상품만으로 구성된 ‘키즈 롤’ 등이 특색있다. 유명 쉐프의 다국적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그레머시 홀’, 부티끄 베이커리 샵인 ‘더 메나쥬리’ 등도 주력 매장이다.

갤러리아는 ‘고메이 494’로 식품관의 ‘명품화’를 선언했다. 식재료의 구입과 동시에 시식, 조리도 가능하다. 고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하고, 차량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눈에 띈다. 전국의 유명 맛집 19곳도 유치해 차별성을 강조했다.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식품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때문이다. 불황임에도 불구, 먹거리에는 쉽게 지갑을 여는 데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백화점 식품관의 매출 신장률은 여타 매장에 비해 높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전체 매장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이 5% 인데 반해, 식품매장은 6.5% 를 기록하고 있다. 여성복이 1.8%, 남성복이 2.5% 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3월 10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리뉴얼 오픈한 본점 식품관의 최근 3개월 매출이 전년대비 22% 신장했다. 잠실점(2월 리뉴얼 오픈)과 분당점(3월 리뉴얼 오픈)도 각각 30%, 23%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차라리 옷을 덜 사입어어도 먹는 것 만큼은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하다”며 “각종 매체를 통한 해외의 다양한 음식과 식재료 소개, 해외 여행에서 맛봤던 추억 등이 복합적으로 녹아들며 소비자들이 식품관의 차별화와 고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