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발행 잔액, 사상 첫 30조달러 돌파…2018년 대비 2배
by김윤지 기자
2025.12.05 08:47:46
11월 美국채 발행 잔액 30.2조달러
팬데믹 당시 대거 발행에 고금리 영향
"부채의 늪 빠져, 관세 수입으론 역부족"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국채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30조달러(약 4경 4250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팬데믹 시기 급격히 늘어난 차입의 영향으로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 | 미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 재무부 건물.(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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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가 발행한 국채(단기물·중기물·장기물 총합) 잔액은 지난달 직전월 대비 0.7% 늘어난 30조 2000억달러(약 4경 4545조원)를 기록했다.
2020년 팬데믹 관련 지출을 충당하기 위한 국채를 대거 발행했고,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높아지면서 확대된 차입 비용은 부채 이자의 부담을 크게 끌어올렸다.
BNP파리바의 구닛 딩그라는 “정부 지출과 세수 간의 격차가 꾸준히 이어져 왔기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부채 부담이 계속 늘어났다”며 “코로나 이후에는 높은 금리에 기반한 대규모 차입이 더해져 이자 비용이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미국은 2020년 국채 발행을 통해 4조 3000억달러(약 6342조 5000억원)를 차입했는데, 당시 재정적자는 3조 달러(약 4425조원)를 넘어섰다. 올 들어 2025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약 1조 7800억달러(약 2625조 5000억원)로 축소됐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행한 관세 정책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부채 이자 비용은 1조 2000억달러(약 1770조원)에 달했다.
씨티그룹의 제이슨 윌리엄스 금리 전략가는 “가장 큰 문제는 이자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수입이 3000억~4000억 달러(약 442조 5000억~590조원)라고 해도 이는 우리가 기존 부채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보다 훨씬 적다”면서 “우리는 늪에 빠져 있고, 관세만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다. 단지 ‘천천히 가라앉고 있을 뿐’이지, 여전히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장기 국채 발행 규모는 지난 2년 동안 대부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미 재무부가 지난달 향후 발행 규모 확대를 예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가부채는 11월 기준 38조 4000억달러(약 5경 6640조원) 수준으로, 국채는 미국의 전체 국가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법정 부채한도는 41조 1000억달러(약 6경 622조원)로, 점점 한도에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