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ESG소송 2.5배 ↑…"ESG공시 의무화땐 소송 폭발적 증가"

by김소연 기자
2024.07.22 14:00:00

ESG 규제로 기업 부담 커져…손해배상 소송 늘어
법적 리스크 대응위해 기업 내부통제시스템 구축해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전세계 국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소송이 2.5배 늘어나는 등 ESG 규제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ESG공시 의무화가 이루어지면 관련 소송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법적 리스크 대응을 위해 기업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22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ESG 법률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22일 상의회관에서 ‘ESG 법률 포럼’을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5월 ‘ESG 법률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기업의 ESG 법률 지원을 위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김·장 법률사무소의 이재찬 변호사와 박준엽 변호사가 ‘사례로 알아보는 ESG 소송 이슈’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변호사는 다국적 기업의 실제 소송 사례를 국가별·분야별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는 시민단체에 원고적격을 인정한 후 소송이 급증했고, 독일은 공급망 실사법 시행으로 추후 많은 분쟁이 예상된다”며 “최근 중국에서도 시민단체가 국영 에너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미국과 유럽 이외의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다년간의 기업소송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 가스전 개발 금융지원 사례와 국민연금공단 임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사례를 소개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도 ESG 공시가 의무화되면 관련 소송이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법적 리스크 대응을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전세계 기후 소송 건수가 5년새 2.5배 증가하는 등 ESG 규제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법·규제 동향에 대한 우리기업의 인식을 제고하고,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희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는 ‘국내외 ESG 법제화 주요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글로벌 ESG 공시 및 공급망 실사 의무화 동향과 함께 국내외 그린워싱 관련 규제를 상세히 소개했다. 조 변호사는 “유럽연합(EU) 그린 클레임 지침(GCD)이 발효되면 기업들은 연 매출액의 최대 4%를 벌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며 “EU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EU에 판매되는 제품은 ‘친환경’, ‘녹색’ 등의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친환경을 주장하려는 경우 제품 전과정(전 생애주기) 평가와 제 3자 검증을 거친 세부적인 근거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성택 대한변협 ESG특별위원장(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을 좌장으로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센터장, 설동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양정배 한국SGS 부장, 위은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이승길 아주대학교 교수, 이선경 그린에토스랩 대표, 황정환 삼정KPMG 상무가 참여해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좌장을 맡은 임성택 위원장은 “공급망 실사 의무화로 환경·기후(E)영역 외에 노동·인권 등 사회 영역(S)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해외 협력업체가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면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