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집값, 내년 하락…2008년 금융위기 재현 없을 것"
by고준혁 기자
2022.06.21 11:44:45
캐피털이코노믹스 "모기지 6% 초과 때 구매능력↓"
"내년 중반 美집값, 전년比 5% 인하 가능성"
CNBC "금융위기 후 규제 강화…10년과 달라"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치솟은 미국 집값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세 등과 맞물려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따른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컨설팅기업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매튜 포인턴 선임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반쯤이 되면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전년 대비 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방은행에 따르면 미국 주택의 중위가격은 2020년 2분기 32만2600달러(약 4억15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42만8700달러(약 5억5200만원)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포인턴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6%를 초과하면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 능력이 저해되기 시작한다면서 이를 집값 하락 전망의 이유로 설명했다. 작년 말 3%대 초반대였던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영향 등에 곧 6%를 돌파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지난 16일 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맥은 전주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가 5.78%로 집계돼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포인턴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 등 비용 확대로 경제 수준이 미국의 평균인 주택 구매 희망자가 중간 가격의 집을 구매할 시 부담해야 할 연간 모기지 상환 금액은 연소득의 25%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24%를 초과하는 것이다. 그는 “구매력 악화가 시장 수요를 축소시킬 것이고, 이는 결국 판매자가 주택 가격을 낮추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는 미국의 주택 가격 하락이 10년 전 세계 금융위기 원인으로 지목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기지 대출자의 높은 신용도 △주택 시장 총가치 대비 모기지 비율 43%로 역대 최저 △전체 모기지 대비 비교적 리스크가 큰 ‘변동 이자율 모기지’(ARM) 비율, 10년 전 36%서 8%로 하락 △모기지 연체율 3% 미만으로 사상 최저 등을 이유로 들었다.
CNBC는 “10년 전 주택 시장 붕괴 이후 나타난 고강도 규제 덕에 오늘날 미국 주택시장은 매우 건강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