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피플]"힘빠진 구찌를 부탁해!" 구원투수 알레산드로 미켈레

by이정훈 기자
2015.01.22 13:44:36

액세서리 대표서 디자인-브랜드이미지 총괄로
`실적 악화-창의력 부족` 2대 과제 풀어야..일부 우려도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이사가 밀란 컬렉션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어려움에 처한 구찌(Gucci)를 살려내라.”

알레산드로 미켈레(42)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구찌의 액세서리 부문을 이끌고 있는 미켈레는 실적 부진 탓에 조기 방출된 프리다 지아니니를 대신해 디자인을 총책임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중책을 맡았다.

구찌의 모기업인 케어링그룹(옛 PPR)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같은 인사를 밝히면서 “미켈레 이사는 앞으로 구찌의 모든 제품 디자인은 물론이고 브랜드 이미지까지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켈레가 상사로 모셨던 지아니니 전 디렉터는 지난해 12월 당초 예정보다 두 달씩이나 일찍 방출됐다. 최근 실적 악화와 창의력 부족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구찌로서는 회사를 살려낼 소방수 역할을 미켈레에게 맡긴 셈이다.

이달초 파트리 지오 디마르코 최고경영자(CEO) 후임으로 새로 기용된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도 “오랜 고민과 선발과정을 통해 미켈레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정했다”며 “탄탄한 재능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컬렉션과 브랜드를 새롭고 독창적 방향으로 신속하고도 완벽하게 만들어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경력도 화려하다. 아카데미아 디 코스튬 에 디 모다(Accademia di Costume e di Moda)에서 공부한 미켈레는 펜디(Fendi)에서 선임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지난 2002년 구찌 디자인팀에 합류해 구찌 컬렉션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티브부서에서 중책을 맡았다. 지난 2011년 5월부터는 부(副)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아니니와 함께 일했고, 작년 9월부터는 구찌가 인수한 이탈리아 도자기 브랜드인 리차드 지노리(Richard Ginori)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도 겸해왔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미셸 이사는 지난 19일 밀란 패션위크 피날레 행사에서 선보인 2015/2016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전임자인 지아니니의 흔적을 씻어버리려는 듯 자유로운 스트릿 감성과 70년대 앤드로지너스 룩으로 컬렉션을 채워 기립박수를 받았다.

최근 명품업체들간 경쟁이 격화되고 글로벌 소비 경기가 위축되면서 구찌는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디마르코 전 CEO가 구찌의 상징인 더블-G 로고 의존도를 낮추고 고소득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핸드백 평균 판매가격을 높이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구찌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6% 줄었고 이보다 앞선 상반기중에는 매출이 4.5%나 감소했다. 그나마 경쟁업체인 프라다가 같은 기간 5.6%라는 더 큰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았다.

다만 우려섞인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애초 패션가에서도 미켈레의 승진 기용을 예견하긴 했지만, 스타 디자이너를 새롭게 영입하지 않고 내부 인사를 승진시킨 이번 조치를 도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루카 솔카 엑세인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가죽제품이나 신발, 핸드백 등에서 구찌가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활력이 필요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