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서울마주협회, 법원 판결에도 갈등 지속

by피용익 기자
2015.01.30 14:57:25

법원 판결문에 서로 다른 해석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국마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경마혁신안을 둘러싸고 마사회와 마주협회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법원 판결을 놓고도 양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보도자료애서 “마주협회 비대위에 뜻을 같이하는 마주들은 내주부터 산지통합경주에 대해서만 기존 산지분리경주(국산마경주·혼합경주) 방식대로 출전시키는 등 마주들의 고유권한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병득 비대위원장은 “마주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권위적, 독단적 관행을 일삼는 마사회의 대응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마사회의 가처분신청 후 마주들의 자발적인 위임장 접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제11민사부(부장판사 이우철)는 전일 마사회가 서울마주협회와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경마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서울마주협회는 마주(회원)들에게 경주마 출전신청권을 위임하도록 강요하거나 이를 행사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등 마주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 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이를 어길 경우 위반 때마다 300만원씩 마사회에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마사회의 경마 독점 시행체 지위를 인정한 판결”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현명관 마사회 회장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마사회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판결”이라며 “더 이상 경마가 도박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하기위한 경마상품의 혁신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서울마주협회 비대위는 판결문에 대해 전혀 다른 해석을 했다. 비대위는 “결정문의 이유를 보면 마주들이 자유로운 판단에 따라 출전을 거부하는 행위가 위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만큼 사실상 비대위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마사회는 지난 15일 △국내산마와 외산마의 통합운영을 골자로 하는 국·외산마 통합편성 △경마시행체계의 국제표준인 레이팅시스템 도입 △외산마 도입가격제한 기준 3만 달러에서 5만 달러 인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마혁신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한국마사회가 경마혁신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산지를 구분하여 출전시키는 등 마주의 고유권한을 행사해서라도 마사회에 대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산경남마주협회는 지난 27일 마사회와 혁신안에 합의했지만 서울마주협회는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