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의 '미래車 아이디어 베스트5'

by김현아 기자
2011.10.06 18:12:18

게걸음도 가능한 공모양 바퀴차..3D 영상과 증강현실 기술로 원격조정한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자동차를 게처럼 옆으로 걷게 할 순 없을까? 3D 영상과 증강현실 같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이용해 차를 원격조정하는 건 어떨까?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연구원들이 고안한 신개념 자동차에 대한 아이디어가 톡톡튄다. 당장, 어쩌면 영원히 상용화되기 어려울지 모르나 지금의 아이디어가 멀지 않은 어느 날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 제품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 남양주 연구소가 주최한 '2011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의 수상작들을 살펴봤다. 올해로 2회째인데, 연구원 4~7명이 팀을 이뤄, ‘차세대 운송수단(Free Mobile)’이라는 주제로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해 경연했다.

총 74개 예선 팀 중 본선진출 10개 팀들을 선발했고, 본선팀들은 회사에서 제작비와 제작 공간 등을 제공받아 6개월여 동안 작품을 만들었다.


 


공 모양 바퀴를 이용해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는 신개념 이동수단인 ‘구운몽’(球雲夢)’이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구운몽'은 불사조기사단(하경표 가솔린엔진기능시험팀 책임연구원 등 7인)이 만든 차로, 3개의 농구공을 바퀴로 갖는 비행접시 모양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으로 제어하고, 농구공 마다 구동모터와 조향모터, 각도센서와 함께 베어링을 지지하는 부분이 들어가 있다. 전진과 후진은 물론 옆으로 가는 게걸음, 제자리 회전, 바퀴축 회전 등이 가능해 재미를 준다.
 

최우수상은 3D영상과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원격조정할 수 있는 ‘남편사랑 대리운전’이 받았다. 이 작품은 전격Z작전(유제훈 임베디드시스템 연구원 등 7명)이 만들었으며, 세계 최초로 3차원 영상을 와이파이 통신망으로 전송받아 실감운전이 가능하다.

아울러 증강현실 기술과 레이저센싱 기술을 이용해 도로나 건물 등 장애물 정보를 쉽게 인지해 안전 운행을 돕는다. 전격Z작전팀은 2020년 현대차가 차량내 무선기술 선도업체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 대구경 듀얼휠을 이용한 다목적 1인승 차 "온앤오프"




대구경 듀얼 휠을 이용한 온/오프로드 겸용 다목적 1인승 이동수단인 ‘온앤오프(ON & OFF)’, 태블릿 PC를 이용한 전방위 자율주행 신개념 이동장치인 ‘작(作)’, 운전자의 모션을 인식해 차량을 제어하는 미래형 2인승 이동장치인 ‘액스바이모션(X by Motion)’ 등은 우수상을 받았다.

'온앤오프'는 보조구동 장치를 이용해 장애물 통과가 쉽고,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휠체어 역할도 해 준다.

▲ 액스바이 모션 원리


'작'은 PC에서 내가 경로를 지정하면 알아서 차가 길을 찾아간다. 아울러 제자리 회전이 가능해 좁은 곳에서도 쉽게 주차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도 가능해 차 안에서 영화를 봐도 게임을 해도 된다. 차량제어 및 충돌방지를 위한 제어기와 자유도가 극대화된 신개념 휠 덕분이다.

'액스바이모션'은 영상 합성 모션인식 시스템을 이용한 도심 주행형 초경량 2인승 전기차다.
 
패브릭 소재 바디로 돼 있으며, 도어와 범퍼가 일체형이다. 14인치 휠과 FR타입 모터로 구동되며, 알루미늄 바디를 지녔다.

대상을 차지한 ‘구운몽’ 팀의 하경표 책임연구원은 “상상만 해왔던 미래형 자동차 아이디어를 직접 작품으로 만들게 돼 설레고 즐거웠는데 대상까지 받게 되니 더 기쁘다”며, “미래 자동차 아이디어와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액스바이모션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미래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려면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 등이 더 필요하다”며 “창의적이고 즐거운 연구개발 환경을 만들어 미래를 이끌어 갈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 문화를 확립하자” 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최종 수상 팀들에게 상금과 부상을 수여하고, 수상작품들을 국내외 모터쇼, 각종 사내 행사에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현대차 ‘마이 베이비(My Baby) 디자인 프로젝트,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선보인 ‘기아 디자인 아트웍스’, 현대차그룹 학술대회 등 연구원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