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달러에 엔화 '고공상승'…"1달러=140엔 갈수도"
by정다슬 기자
2025.04.11 11:21:56
달러지수 2023년 7월 이래 첫 100 하회
경제 불확실성 우려로 안전통화로 돈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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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한때 1달러=142엔까지 상승했다. 2024년 9월 초 이후 가장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엔화 가치 상승은 달러 가치가 떨어진 탓이다. 미국 인터콘티넨탈거래소(ICE)가 산출하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이날 한때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DXY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7% 이상 하락했고,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에는 2% 이상 하락했다. 특히 달러화 약세는 미국 주식·채권 매도세와 동반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응해 미국 자산을 매도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는 대표적 안전통화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간밤 달러는 프랑 대비 3.6% 하락한 0.82535프랑을 기로했는데 이는 최근 10년 이래 가장 낮은수준이다.
간밤 발표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이 2.4%로, 시장 예상치(2.6%)를 밑돌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도 역시 달러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조금 더 늘어난다.
미국이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엔화 가치 상승·달러 가치 하락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이같은 흐름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할 미국 측 대표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지목하고, 의제에 외환 분야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전쟁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달러 가치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미쓰비시UFJ모르간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스케 수석 외환 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앞으로 미중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140엔대 진입을 시도하는 국면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의 세율이 최대 145%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1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세율은 2~3월에 발동된 20%의 추가 관세에 덧붙여지는 만큼 관세는 145%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전날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84% 추가관세를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