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부터 자국 첨단반도체·AI 대중 투자제한…“韓 영향 제한적”

by김형욱 기자
2024.10.29 10:08:28

자국인 대상 우려국 첨단기술 투자제한 행정규칙 발표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이 내년부터 자국인 혹은 자국 기업의 첨단반도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양자정보통신 분야 대중국 투자를 제한한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만큼 한국에 끼치는 직접 영향은 없지만, 정부는 향후 우리 경제에 끼칠 직·간접 영향을 분석해 대응에 나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29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려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인(미국기업) 투자 제한 행정규칙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발동한 동 행정명령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내년 1월2일부터 시행된다.

미국인 또는 미국 법인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우려국에 투자하는 행위가 우려국의 군사·정보·감시·사이버 역량을 강화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걸 막자는 취지다. 미국인은 관련 투자에 앞서 이를 신고해야 하며 사안에 따라 투자가 금지될 수 있다. 행정규칙에 포함된 우려국은 현재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뿐이어서 사실상 미국 기업의 대중국 첨단기술 투자를 제한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조치는 미국 정부가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첨단기술 대(對)중국 투자를 제한한 것인 만큼 우리 경제에 끼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중국과 미국이란 우리의 양대 교역국이 첨단기술 패권을 두고 벌이는 무역 전쟁 성격을 띤 조치인 만큼 간접 영향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내달 5일(현지시간)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중국 공세는 강화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중국 공세에 더해 한국처럼 자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큰 나라에 대해 관세 부과 등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우리 경제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국내 업계와 전문가와 면밀히 소통해 우리 경제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