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정보 거래 혐의' 檢수사관·SPC임원 1심 실형

by성주원 기자
2024.07.19 15:31:45

공무상비밀누설, 부정처사 후 수뢰 등 혐의
검찰수사관 징역 3년, SPC임원 징역 1년6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수사 정보를 대가로 돈을 주고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검찰 수사관과 SPC 임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사 정보를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SPC 백모 전무가 지난 2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이날 공무상비밀누설, 부정처사 후 수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찰 수사관(6급) 김모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500만원, 추징금 443만여원을 선고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김씨로부터 수사 정보를 받고 대가를 건넨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백모 SPC 전무에 대해서는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씨는 3년 가까이 자신이 수사한 기업 임원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광범위한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며 “검찰 내부 보고서를 직접 백 전무에게 촬영하게 하는 등 피고인의 죄책이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 전무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얻기 어려운 정보를 김씨에게서 얻어 그룹 내 자신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목적으로 행동했다”며 “사적 목적을 위해서 공직을 매수해도 된다는 성향을 나타내 엄벌이 필요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60여차례에 걸쳐 SPC 그룹 측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 압수 범위·집행 계획, 수사 진행 상황, 내부 검토보고서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하고 그 대가로 62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백 전무는 김씨로부터 수사 정보를 제공받고 그 대가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SPC는 허영인 회장이 배임 등 혐의로 수사를 받던 때 관련 수사 정보를 확보하고자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허 회장은 또한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