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도시공사 부지 토양오염…시민단체 “정화 요구”

by이종일 기자
2020.07.08 11:47:51

인천도시공사 부지 2만8천㎡ 오염 확인
인천녹색연합 "정밀조사 결과 공개하라"
오염토양 정화방안 공개 논의 요구
도시공사측 "정화공사 발주 예정"

기준치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된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천도시공사 부지(빨간색 사각형) 위치도. (자료 =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천도시공사 부지에서 기준치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돼 시민단체가 정화방안 공개 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8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는 연수구 옥련동 620-10 부지(2만8438㎡·옛 송도유원지 인근)가 오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7월부터 해당 부지에 대한 토양정밀조사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오염사실은 토지인도 민사소송 때문에 인천지법이 한 대학교에 의뢰한 토지감정 결과에서 드러났다. 2018년 3월에 나온 감정보고서에는 전체 조사지점의 83%, 분석시료의 57%가 1지역 기준(주거지역 기준)을 초과한 토양오염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TPH(석유계총탄화수소)는 최고 농도 8만910㎎/㎏로 1지역 기준(500㎎/㎏)을 160배 초과했고 카드뮴 6.41㎎/㎏(1지역 기준 4㎎/㎏), 납 348㎎/㎏(1지역 기준 200㎎/㎏)까지 검출됐다. 3지역 기준(공장부지·도로 등 기준)을 적용하면 조사지점의 50%, 분석시료의 32%가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천도시공사는 해당 부지의 토양정밀조사용역 결과를 공개하라”며 “옥련동 부지는 과거 비위생매립지(오염물 정화 없이 매립)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시공사는 해당 부지의 매립폐기물 처리와 오염토양 정화 방안에 대해 시민단체 등과 공개적으로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해당 부지는 이미 토양오염이 확인된 송도테마파크와 함께 오염됐을 개연성이 높은 ㈜부영의 도시개발사업 부지와 맞닿아 있다”며 “도시공사 옥련동 오염부지와 ㈜부영의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대한 종합적인 토양오염 정밀조사 필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 “인천도시공사는 이외에도 십정2주거환경개선사업, 영종하늘도시개발사업, 미단시티조성사업, 검단신도시개발사업, 검단일반산업단지조성사업 등 20개가 넘는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토양오염 의혹이 제기됐지만 토양오염 정보나 오염정화 상황이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도시공사는 공기업의 공공적 책임을 위해 오염토양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것은 물론 오염조사, 오염정보, 정화과정 등을 전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임대했던 곳인데 임차인이 불법 전대하면서 토양오염이 발생했다”며 “주차장, 차량 개조 등이 이뤄져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는 공지(나대지)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나온 토양정밀조사용역 결과는 연수구에 제출했고 정화공사 명령을 받았다”며 “정화공사 설계내역서를 작성 중이고 이달 말이나 다음 달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부지는 비위생매립지가 아니어서 시민단체와 정화방안을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며 “토양정밀조사용역 결과 공개 여부는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