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근로소득세 대상 늘려야” vs 기재부 “면세자, 자연 감소”

by김미영 기자
2018.11.26 11:00:03

면세자, 2015년 기준 46.8%…조세소위서 축소 법안 놓고 충돌
이종구 “최저임금 대상 빼곤 연 12만원 걷어야”
고형권 차관 “현 상황서도 면세자 자연히 줄어”

이종구 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의 26일 회의에서는 면세자 축소를 위한 근로소득세 대상 확대 여부를 놓고 야당과 기획재정부가 충돌했다.

고형권 기재부 차관은 “1, 2분위 소득이 감소하고 있고 중하위 계층의 상황이 어렵다”면서 “제도를 바꿔 면세자를 축소시키기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자연축소시켜 나가자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총급여액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소득자에 대해선 세액공제 후 최소한 연 12만원의 근로소득세를 부담토록 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셈이다.

그러자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이 즉각 반박했다.

이 의원은 “소득 하위 계층이 어렵지만, 우리가 조사해보니 연소득 8000만원, 1억원씩 되는 사람들도 면세자에 포함돼 있다. 이 사람들이 의료비, 교육비 공제 받고 면세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에 납세의 의무가 있지 않나”라며 “국민개세주의인데, 최저임금 대상자를 제외하고 십시일반으로 세금을 걷고 이걸 효율적으로 쓰는 게 정부가 할 일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의 주장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동조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면세자 비율을 축소하고 개세주의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도입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은가”라고 고형권 차관에 물었다.



그러나 고 차관은 “소득증가에 따라 자연적으로 면세자가 자연 축소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다만 김병규 세제실장은 “이종구 의원 안도 좋은 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정책으로 수립한다면 좋은 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기재부가 조세소위에 지난 3월 제출한 ‘근로소득 면세자 축소방안 검토 보고’ 문건도 이날 공개됐다.

기재부는 이 보고서에서 이종구 의원안처럼 연 12만원의 근로소득 최저한세를 도입할 경우에 대한 효과 분석을 담았다. 예컨대 연 2500만원 이상 버는 근로소득자에 최소한 연 12만원의 소득세를 부과한다면, 2015년 기준 46.8%에 달하는 면세자가 올해 기준으로 8.3~8.8%포인트 줄어들고 2000억원의 세수효과가 날 것으로 봤다. 기준소득을 연 5000만원으로 올리면 면세자 비율은 올해 기준 2.3~2.9%포인트 줄어들고, 90억원의 세수효과가 날 것으로 분석했다.

기재부는 “중·저소득층 세부담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면세자 논란 해소 가능성이 있다는 건 장점”이라면서도 “소득수준별 담세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정액 과세해 과세형평을 저해할 수 있고, 면세자 비율이 높은 하위 소득계층의 추가 세부담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세소위는 이종구 의원의 법안에 대해선 추가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