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뚫리는 양자암호통신 성큼..국보연-표준연, 융합 연구 시동

by김현아 기자
2016.02.17 12:00:01

미래형 멀티 플랫폼 큐비트 양자정보 보안 기술 개발 착수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달 초 북한은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이 양자암호통신을 상용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에는 소프트웨어적인 기술뿐 아니라 양자통신 전반에 대한 노하우와 안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암호체계를 연구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정밀 측정 분야의 전문 연구소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양자정보보안기술’에 대한 융합 연구를 시작해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국보연에서 양자암호 개발을 표준연에서 관련 시스템 개발을 각각 진행해 왔지만, 양 기관이 융합연구를 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가 도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양자정보보안기술’의 세계적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신용현, 표준연)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소장 김광호, 국보연)와 지난해 12월 ‘멀티-플랫폼 큐비트(Qubit, 양자정보 단위) 양자정보 보안기술’ 개발을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 과제로 연간 35억씩 5년간 총 175억 원이 투입되며 서강대, 아태이론물리센터도 협동기관으로 참여한다.

국보연은 국내 암호체계와 인증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데, 양자 현상을 이용해 암호키를 만들어 슈퍼컴퓨터를 써도 풀 수 없는 암호를 개발하고 있다.

표준연은 근본 물리량들을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양자상태를 이용해 정보를 조작하는 하드웨어 기술의 핵심이다.



201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와인랜드(Wineland) 박사는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소속으로 원자시계 연구를 확장하여 양자정보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정확한 측정능력이 양자정보기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측정센터 정연욱 박사(좌)와 박희수 박사(우)
이번 연구에서는 표준연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큐비트 기술(원자, 초전도, 광자)을 이용하여 정보통신의 안정성에 대한 검증 및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표준연의 측정표준을 활용한 양자소자 및 양자정보 기술력과 국보연의 암호 개발, 검증기술 및 양자암호 기술력을 융합할 계획이다.

국보연 김광호 소장은 “양자정보통신의 성공은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다. 국보연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수준의 암호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양자정보통신 연구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표준연 신용현 원장은 “이번 융합연구는 장기간 축적된 정부출연연구소의 핵심기술과 인력이 합쳐져 우리나라 양자정보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표준연과 국보연은 2월 18일(목) 표준연 행정동에서 이번 연구와 관련하여 상호협력협약식(MOU)을 개최한다.

한편 양자정보는 원자, 초전도, 단일광자 등의 기초과학과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정보기술의 융합 기술이다. 최근 양자정보를 활용한 보안 기술이 세계적 화두다. 큐비트 신호를 더 작게 나누거나 여러 개로 복제할 수 없는 양자 물리 원리에 기반을 두고 도청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양자정보처리 기술은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대규모 정부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선도적 IT 기업에서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