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4.03.13 13:39:37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AHQ 코리아’ 팀에서 활동했던 전 프로게이머 천민기가 AHQ코리아 감독 A씨의 승부조작을 도왔다는 글을 작성한 뒤 투신한 사건과 관련,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식입장을 내놨다.
조만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e스포츠 커뮤니티 사이트 ‘Pgr21’에 “구(舊) AHQ Korea는 협회 소속의 팀이 아니었지만 선수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협회의 의무이기 때문에 본 사건(롤 승부조작 등)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조 사무국장은 “협회는 동 사건에 대해서 현재 대책마련 팀을 구성했고 팀장을 직접 해당 선수가 입원 중인 병원에 파견해 보다 면밀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협회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및 공갈 사기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롤 승부조작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및 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며 해당 선수 및 전 AHQ 코리아 소속 선수들을 직접 방문 및 소환해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살펴나갈 것이다. 동 사건 당사자 및 관련자에 대한 과도한 추측과 비난은 자제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프로게이머 천민기는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페이스북을 통해 “유서이다. 오랜만에 글 쓰는데 안 좋은 소식으로 찾아봬서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롤 승부조작에 연루됐다.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제 무덤이 코앞이니 털어놓는다. 다들 행복하세요”라고 적었다.
롤 프로게이머 출신 천민기는 롤 승부조작 사건을 폭로한 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같은 AHQ코리아 팀원이었던 김남훈의 트위터에 의하면 천민기가 현재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2일 오후 프로게이머 천민기는 롤 커뮤니티 사이트인 ‘인벤’에 ‘AHQ Korea 승부조작 자백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천민기는 A감독이 ‘온게임넷에서 대기업 팀에게 져줄 것을 요구했다’는 거짓 정보를 앞세워 승부 조작을 종용했고 A감독의 목적은 승부 조작을 통한 사설 토토에서의 수익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