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업체, 생산거점 '인도네시아'로 옮긴다

by신혜리 기자
2012.11.12 18:09:10

도요타, 인도네시아에 3조원 투자해 생산시설 확대
혼다, 자카르타 공업단지서 연간 12만대 공장 신축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일본 자동차업계가 최근 인구 2억4000만명에 달하는 신흥국 인도네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 엔고(高)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일본과 중국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분쟁으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주요 생산거점이자 판매처인 중국에서 생산과 판매 모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최근 중산층이 크게 늘어 지난해 신차 판매대수가 89만대로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서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생산공장을 새로 지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지난 10일 (현지시간) “내년부터 4년간 인도네시아에 3조원을 투자해 중산층을 겨냥한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자카르타 인근에 있는 생산시설을 늘리고 부품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도요타가 투자하기로 한 3조원은 도요타가 지난 40년간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금액과 비슷하다.

도요타는 자카르타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 70%를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 30%는 수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지난 주말 자카르타를 방문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세제지원과 투자승인 등의 조건으로 도요타 측에 자동차 조립뿐 아니라 연구개발(R&D)과 부품산업 동반진출을 요청했고 도요타가 이에 동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아키오 사장은 “도요타는 인도네시아에서 4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많은 뿐더러 정치와 경제성장이 모두 안정적이라 자동차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도요타의 계열사 다이하쓰자동차회사도 현재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혼다 역시 인도네시아에 오는 2014년까지 생산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혼다는 지난 6월 자카르타 교외의 카라왕 공업단지에서 연간 생산능력 12만대의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를 위한 총 투자금액은 약 4000억원 정도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혼다의 생산능력은 약 3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닛산자동차는 오는 2014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차량 생산능력을 25만대로 끌어올리고 직원 3300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500억원을 투자해 현지 판매점포를 150점으로 늘릴 방침이다. 닛산은 또 오는 2016년까지 인도네시아에 R&D 거점을 마련하고 연구소 인원을 8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미쓰비시자동차도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자동차 회장은 지난 9월 말 자카르타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인도네시아를 태국에 이은 새로운 거점지역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인구와 국토 규모를 생각해본다면 인도네시아는 태국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소비지출 증가와 투자 확대에 힘입어 8분기 연속 6%가 넘는 경제성장률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6.3%, 내년에는 6.8%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