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했지만 방향은 "아닌데"..1286.1원(마감)

by손동영 기자
2001.09.12 17:20:23

[edaily] 12일 달러/원 환율이 미국의 테러쇼크 충격을 이기지못한 채 급락, 전날보다 9.70원 낮은 1286.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이후 7일째 이어지던 환율상승세는 꺾였다. 달러약세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원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가폭락에 따른 환율상승압력도 엄연히 존재하고있다. 현물환 거래량은 13억달러에도 못미쳐 평소의 절반이하로 급감했다. 환율예측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12일 시황 환율은 전날보다 8.80원 낮은 1287원으로 거래를 시작, 개장직후 1288원으로 잠시 상승한 뒤 9시52분 1282원까지 폭락했다. 전날 종가대비 13.80원이나 낮은 수준. 1283원대를 바닥으로 삼은 환율은 서서히 반등, 1285~1286원 범위에서 주로 움직이며 1286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후거래는 더욱 위축됐다. 1286원에 오후거래를 재개, 한동안 1285~1287원 박스권을 형성하며 등락하던 환율은 4시를 넘기며 달러/엔 환율의 하락폭이 커지자 4시6분쯤 1283.7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한 환율은 전날보다 9.70원 낮은 1286.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하락요인은 달러/엔뿐, 상승요인은 주가 등 너무 많아..불안감 미국 테러쇼크를 막기위해 외환당국은 개장전부터 구두개입에 나섰다. 재경부는 "정부는 수출입결제등 기업들의 외환거래에 불편함이 없도록 외환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토록 할 것"이라며 "다만 불안심리에 편승한 투기조짐 등으로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다각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안정에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안심리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지를 장중에도 여러차례 확인시키는 모습. 기업들의 네고물량과 결제수요가 유입되며 거래가 이루어졌을 뿐 평소 시장을 주도하던 은행간 투기적 거래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환율이 급등과 급락의 가능성을 모두 안고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포지션을 새로 가지기는 부담스럽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역외세력도 거래를 자제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환율이 1283원수준까지 내려가면 결제수요가 물량을 흡수하고 반등하면 네고물량이 공급되는 등 막혀있는 장세였다"며 "일부 에너지수입업체들의 매수세도 환율하락을 막는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환율을 떨어뜨릴 요인은 달러/엔 환율뿐이며 폭락하는 주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매도,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 현대투신을 비롯한 주요현안 등 모두가 환율상승요인"이라며 "달러/엔이 반등할 경우 원화환율은 더 큰 폭으로 반등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지표 추이 달러/엔 환율은 5시18분 현재 119.60엔으로 반등하고있다. 전날 도쿄시장에서 122엔대 진입을 노리는 오름세를 타던 분위기는 미국의 테러쇼크로 완전히 사라졌고 폭락세를 이어갔다. 오후장 중반까지 119엔선이 비교적 강하게 지지되다 118.6엔대까지 떨어지기도했다. 미일 외환당국의 공조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일방적인 달러/엔 하락보다 반등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있다. 증시의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1150억원 주식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38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주식매도공세는 역송금을 위한 달러수요를 유발하며 환율상승요인이 되는게 보통. 주가하락이 13일에도 이어질 경우 환율방향은 예측이 대단히 어려워진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9억18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3억485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각각 2억5000만달러, 1억4600만달러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