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장관 “안전이 최우선 아닌 기업, 시장 선택 받기 어려울 것”
by최정훈 기자
2023.12.13 15:40:08
이정식 고용부 장관, 전남 여수시·광영시 위험 현장 점검
정유·석유화학업체들에 “화재·폭발 사고 예방 철저 관리”
건설 현장도 찾아 “겨울철 붕괴·질식 사고 예방 최선”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겨울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남 여수시와 광양시를 방문해 위험 현장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여수 화학산업단지에서 열린 ‘화학산업단지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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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에서 정유·석유화학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여수국가산단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폭발·화재 사고에 ‘화약고’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여천NCC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고, 같은 해 9월에는 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14명이 다쳤다. 2021년 12월에도 이일산업 폭발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정유·석유화학업체들에 대형 화재·폭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화학산단에서는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인근 사업장과 주거지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어 “업계 특성상 정유·석유화학 공장은 1∼4년 운전을 지속하다 가동을 중단하고 정비·보수작업을 수행한다”며 “이 기간 투입되는 장비와 외부 인력이 많아져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한화솔루션 등 업체들은 안전밸브 검사 주기를 현행 1∼4년에서 2∼4년으로 완화하고 공정안전보고서 제출 시 중복되는 부분을 간소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장관은 오후에는 총사업비 246억원을 들여 건립한 여수 안전체험교육장 개관식에 참석한 뒤 광양 포스코 홍보교육관 공사장을 방문해 안전 점검에 나섰다. 겨울철 건설 현장에서는 콘크리트가 굳는 속도가 느려져 거푸집·동바리 무너짐 사고나 콘크리트를 빠르게 굳히기 위해 갈탄과 숯탄을 피우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질식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289명으로 작년 동기(309명) 대비 20명(6.5%) 감소했지만,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는 105명에서 116명으로 11명(10.5%) 증가했다.
이 장관은 “안전 문화를 선도해야 할 주요 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