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만난 산업장관 "韓기업 과도한 부담 안돼…디지털세 잔여쟁점 논의해야"
by임애신 기자
2022.02.09 12:00:00
산업부 장관, OECD 사무총장과 글로벌 현안 논의
공급망, 기후변화, 디지털 경제 등 관련 협력강화 모색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만나 “디지털세 부과로 우리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잔여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부는 문승욱 장관이 이날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과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코먼 사무총장이 외교부가 주최한 ‘OECD 동남아프로그램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날 한국과 OECD의 공통 관심사인 공급망, 디지털,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우리의 정책 노력을 OECD 측에 설명하며 양측의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문 장관은 디지털 경제 대응에 대해 “한국은 디지털 뉴딜 정책을 기반으로 각종 법령과 정책을 통해 경제·산업 체제를 디지털화 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국제 디지털 규범 강화 노력을 선도 중”이라고 소개했다. OECD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디지털세와 관련해서는 “향후 우리 수출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잔여 쟁점에 대한 기술적인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코먼 사무총장은 한국이 수준 높은 디지털 인프라에 기반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디지털세와 관련해서는 “OECD가 내년 제도 발효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답했다.
주요 20개국 정상은 지난해 10월 로마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세 필라1과 필라2에 합의했다. 필라1은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기업 소재지뿐 아니라 매출이 발생한 국가(시장 소재국)에 배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연간 200억유로(약 27조원) 이상의 연결 매출액을 올리면서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기업에 적용된다. 기업들은 총매출 중 이익률 10% 초과 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삼성전자(005930)가 디지털세를 내는 1호 기업이 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도 실적에 따라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필라1 적용 기업은 시행 7년 뒤부터 연간 연결 매출액 100억유로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필라1 대상 기업은 이보다 더 늘 수 있다.
국제적인 관심사인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문 장관은 “한국은 최근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등과 함께 탄소중립 도전을 본격화하고, 그린뉴딜 기조를 바탕으로 에너지·산업 구조의 대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각국의 탄소저감 노력을 효율화하고, 무역을 제한하는 등의 부작용을 가져오지 않도록 국제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특히 “OECD가 제안한 탄소가격 포괄적 프레임워크(IFCP)가 향후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탄소저감 관련 노력을 적절히 평가하는 데 있어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도 관심을 가지고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장관은 “한국의 국제 경제에서의 위상에 맞게 OECD에 대한 기여를 지속해서 강화하겠다”며 “한국 정부와 OECD와의 협력 증진을 위해 사무총장이 한국인의 OECD 진출 확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코먼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환영한다”면서 “무역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OECD 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