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식민지배 '사죄'한 가이후 전 일본 총리 별세
by고준혁 기자
2022.01.14 16:12:00
1989년 제76대 내각총리대신
2005년 중의원 당선으로 총 16선 최다 기록
노태우 대통령과 정상회담서 "과거에 솔직히 사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가이후 도시키 전 일본 총리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일제의 가해 행위에 대해 최초로 ‘사죄’한 일본 총리다.
| 가이후 도시키 전 일본 총리. (사진=일본 정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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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가이후 전 총리는 지난 9일 별세했다. 향년 91세다. 그는 1960년 29세의 나이로 자민당 공천을 받아 처음 중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1989년 제76대 내각총리대신으로 취임, 이후 1990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물방울무늬 넥타이가 트레이드 마크였으며, 깨끗한 이미지로 국민을 지지를 받았다.
1991년 걸프 전 당시 미국의 요청에 다국적군에 총 130억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고 해상자위대를 페르시아만에 파견했다. 같은 해 정치개혁을 위해 소선구제 도입을 중심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당내 반발로 퇴진했다. 1994년부터 10여년간은 자민당을 떠나있었다. 본인이 주축이 돼 신당을 창당하고 해산하며 우여곡절을 겪다가 2003년 자민당에 다시 복당해 2005년 중의원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다. 이에 총 16번 의원으로 당선돼 현역 최다 기록을 세웠다.
국내엔 일제 만행에 ‘사죄(お?び)’한 최초의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이는 앞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식민지 지배를 ‘잘못’, ‘유감’으로 표현한 것과는 달리 한 걸음 더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도시키 전 총리는 1990년 5월 24일 일본을 방문 중인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는 대통령 각하를 맞이한 이 기회에, 과거의 한 시기, 한반도의 여러분들이 우리나라의 행위에 의해 견디기 어려운 괴로움과 슬픔을 체험하신 것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며 솔직히 사죄하는 마음을 표명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