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배터리·석유개발사업 'SK온' 'SK어스온' 공식 출범

by경계영 기자
2021.10.01 14:45:51

사업별 독립경영체제 구축…가치 극대화
대표엔 SK온 지동섭·SK어스온 명성 선임
김준 "혁심의 구조적 완성…새 60년사 출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이차전지)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물적 분할한 신설법인이 1일 각각 ‘SK 온’(SK on)과 ‘SK 어스온’(SK earthon)으로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096770)은 8월3일 이사회에서 두 사업을 100% 자회사로 떼어내는 안건을 의결시킨 데 이어 지난달 1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를 찬성률 80.2%로 확정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전사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혁신의 구조적 완성을 이뤘다”며 “이제는 8개 사업회사 체제를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력히 실행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더욱 강화해 ‘New SK innovation’의 기업가치를 만드는 새로운 60년 역사를 출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 분할해 설립된 배터리사업 SK온의 초대 대표인 지동섭(왼쪽) 사장과 석유개발사업 SK어스온의 초대 대표인 명성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출범한 SK온은 ‘배터리 사업으로 깨끗하고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전동화의 핵심(Electrification Linchpin) 역할을 통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사명에 ‘켜다’ ‘계속 된다’는 의미인 온(on)을 포함했다.

SK온 초대 대표이사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을 2019년 12월부터 이끌어온 지동섭 사장이 맡는다. 지 사장은 199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로 입사해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전략기획부문장을 지낸 전략통으로 2016년 12월 SK루브리컨츠 사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지동섭 사장은 “SK온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고, 가장 오래가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장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 사업 전문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2030년까지 세계 선두 배터리 제조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누적 수주량만 1000GWh를 넘어서며 업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 40GWh에서 2023년 85GWh→2025년 220GWh→2030년 500GWh 이상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포드(Ford)와 129GWh 규모의 합작 투자 계획이 추가되면서 2025년 생산능력 목표치가 20GWh가량 상향됐다.



SK온은 공급처를 현재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카(Flying Car), 로봇 등 배터리가 적용되는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하는 바스(Battery as a Service; BaaS) 플랫폼 사업 등 새 성장동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석유개발 사업은 SK어스온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스온은 지구, 땅을 의미하는 earth와 계속을 의미하는 on의 합성어로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원의 가치를 실현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 그린 비즈니스의 희망을 켠다는 뜻을 담았다.

SK어스온 대표이사로는 명성 사장이 선임됐다. 1995년 유공에 입사한 명 사장은 석유개발사업 보고타 지사장, 탐사사업관리팀장을 지낸 석유개발 전문가다. 2019년 SK이노베이션 행복경영실장을 거쳐 올해부터 석유개발 사업 대표로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린(green·친환경) 사업 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명성 사장은 “독립법인으로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효율적 의사 결정과 다양한 성장 옵션을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SK어스온의 새로운 성장 축인 그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발굴하고 이를 반드시 성공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SK어스온은 향후 오랜 기간 축적한 석유개발 사업 경험 및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배출 최소화와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석유 생산 유전에서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설비 구축 및 운영과 함께 CCS(탄소 포집·저장기술) 사업을 통해 탄소를 영구 처리할 수 있는 그린 비즈니스 분야로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