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된 백화점 와인매장, 코로나에도 3분기 선방

by윤정훈 기자
2020.11.02 12:10:26

백화점 업계 다양한 와인전문숍 연이어 오픈
3분기 와인 매출…신세계 50%·롯데 28%·현대 21%·갤러리아 121%↑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와인웍스 내부 전경.(사진=윤정훈 기자)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직장인 김지윤(29)씨는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친구들과 연휴에 마실 와인을 구매하기 위해 회사 인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 와인웍스를 방문했다. 김 씨는 매장 쇼퍼의 추천을 받아 3만원대 와인을 2병 구매했다. 김 씨는 이곳의 와인 라인업이 다양하고, 이탈리안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이닝 숍이 있어서 한 달에 한 번은 꼭 방문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업계는 늘어나는 ‘와인족’의 입맛을 잡기 위해 와인 복합매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와인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선 것이다. 실제 백화점 매출은 올해 부진했지만, 와인 매출은 선방하고 있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무역센터점은 지난 9월 기존 와인매장을 확대 리뉴얼해 와인웍스로 꾸몄다. 와인웍스는 단순히 와인을 구매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먹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 압구정 본점에 처음 선뵀고, 무역센터점이 두 번째다. 무역센터점 와인웍스는 396.7㎡(약 120평) 규모로 국내 백화점 와인매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공간은 고객이 방문해 구매뿐 아니라 LP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000여 병의 와인을 보유하고 있고, ‘콜키지 프리’로 맛있는 요리까지 즐길 수 있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지난 6월부터 와인 관련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와인 스테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와인 스테이지에는 국내 유명 와인 전문 강사가 나와 주 1~2회 온·오프라인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선 시음행사, 와인 클래스 등을 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한다. 와인 판매는 기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특별한 복합공간은 없지만, 온라인 플랫폼인 쓱닷컴(SSG.COM)과 연계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그룹 내 계열사 중에 국내 1위 와인 수입사인 신세계엘앤비가 있어서 다른 백화점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와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갤러리아백화점 프리미엄 와인 편집숍 ‘비노494’ 한남점 내부.(사진=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와인 편집숍인 ‘비노494’ 한남점은 거대한 와인 저장고와 같은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현재 이곳을 방문하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이라 불리는 ‘로마네꽁띠’를 매장 초입에서부터 만날 수 있다.

백화점 업계의 다양한 시도에 힘입어 와인 매출은 3분기에도 선방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7~9월)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28%, 현대백화점은 21%, 갤러리아백화점은 기존점 기준 57% 각각 매출이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문을 연 광교점과 비노494 한남점을 포함하면 매출 신장률이 무려 121%에 달한다.

올해 4월부터 주세법 개정으로 온라인을 통해 와인을 구매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매출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홈술족과 더불어 올해는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백화점도 고객이 와인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이벤트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