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이번엔 인도로 넘어가나..마힌드라 `급부상`
by정재웅 기자
2010.08.10 18:18:34
강력한 인수후보 르노-닛산 입찰참여 포기
인수의지·자금력 막강한 마힌드라로 낙점 가능성 커져
업계 "印 루이아·국내 영안모자 인수 가능성은 낮아"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유력한 인수후보인 르노-닛산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새 주인은 인도업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강력한 인수의지를 표명한 인도의 마힌드라.
또 다른 인도업체인 루이아와 유일한 국내업체인 영안모자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적합한 인수자가 없을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쌍용차(003620) 인수전에 가장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인도의 마힌드라다. 여기에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르노-닛산이 인수참여를 포기한 만큼 이제 판세는 마힌드라로 쏠리는 모습이다.
마힌드라는 인도 내 SUV 1위 업체인 만큼 SUV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이다. 쌍용차가 보유한 선진 기술을 확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마힌드라의 복안이다.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이날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사회에서 승인한 인수 금액은 약 4억8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6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 등에서는 마힌드라가 인수가격으로 약 3억달러에서 4억5000만달러선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인수전이 막바지에 이르자 인수가격을 상향, 가격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힌드라는 최근 파완 고엔카 사장 등 2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실사단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사과정에서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쌍용차의 야심작 '코란도C' 등 쌍용차가 생산하는 차량기술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에게 쌍용차 인수는 오래전 부터 준비해왔던 중요 프로젝트"라며 "새로운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차량을 만들기 위해 마힌드라에게 쌍용차의 선진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루이아그룹도 이번 인수전에 최종적으로 참여했다. 같은 인도 업체인 마힌드라에 비해 뒤늦게 시동을 걸었지만 인수의지 만큼은 마힌드라에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파완 쿠마 루이아 회장이 지난달 말 방한해 쌍용차 경영진과 직접 만나는 등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파완 쿠마 루이아 그룹 회장은 "쌍용차의 우수한 기술 역량을 높이 사 인수에 참여하게됐다"고 말했다.
루이아는 타이어 업체인 던롭을 인수하는 등 해외 M&A를 활발히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독일 타이어업체인 '솔리드타이어'를 인수하기도 했다. .
하지만 업계에서는 루이아 그룹의 재무구조가 마힌드라에 비해 열세인데다 자동차 주력 메이커가 아닌 자동차 부품 업체란 면에서 실질적으로 쌍용차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이번 인수전에 마지막까지 참여한 유일한 국내업체 영안모자의 인수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비록 대우버스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했지만 마힌드라 등 경쟁업체에 비해 재무부문이 취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이번 인수전의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는 가격이다.
쌍용차는 현재 약 6000억원선이면 인수가 가능하다는 입장. 물론 쌍용차가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수용여부는 쌍용차에게 달려있다. 쌍용차가 가장 이상적인 가격으로 생각하는 수준은 7400억원 선으로 할인변제없이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만일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마힌드라가 실제로 써낸 가격이 쌍용차가 생각하는 마지노선 6000억원 이하라면 쌍용차는 채권자 등 관계인들을 다시 소집해 의사를 물어야 한다. 그만큼 향후 인수절차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면 이번 인수전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한다. 가격적인 측면보다 향후 쌍용차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곳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번 인수전에 있어 6000억원이라는 숫자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쌍용차 고위관계자는 "최소한 할인 변제 이상은 들어와야 한다"며 "그 밑으로 가면 채권자 설득 과정 등을 다시 거쳐야 하는 등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