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중 실종된 네 살배기…납치男 집엔 충격적인 ‘인형의 방’
by송혜수 기자
2021.11.05 16:29:38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호주에서 가족과 캠핑 여행을 떠났다가 침낭째 실종됐던 4세 여아가 18일 만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납치 용의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의 방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 호주에서 4살 여자 어린이 납치 혐의로 기소된 테렌스 대럴 켈리(36)의 방. 방 벽면이 성인 여성의 모습을 한 인형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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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호주 ABC뉴스 등은 4세 여아 납치범으로 지목된 테렌스 대럴 켈리(36)의 과거 SNS 사진을 공개하고 “그의 집 안에 인형으로 가득 찬 방이 발견됐다”라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켈리의 방 한쪽 벽면에는 수십 개의 여성 인형들로 가득 차 있다. 짙은 화장과 화려한 옷차림을 한 인형부터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공주 인형들도 있었다. 이 인형들은 상자에 포장된 채로 선반 위에 올려져 있었다.
켈리는 또 다른 사진에서 양손에 성인 여성을 묘사한 ‘브랏츠’(Bratz) 인형을 들고 있었다. 이 인형은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강렬한 화장 등의 특징이 있다.
그는 이러한 사진들을 공유하면서 “나는 내 인형을 사랑한다. 나는 인형과 함께 드라이브하고, 인형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함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소개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동네 장난감 가게 직원들은 그가 종종 인형을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가게의 한 직원은 현지 언론에 “그는 일 년에 서너 번 정도 방문해서 여아용 장난감이나 디즈니 공주 인형 등을 구매했다”라고 밝혔다.
동네 주민들은 그를 조용한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한 주민은 “그의 집 창문은 늘 검게 칠해져 있었고, 외관은 넝쿨로 가려져 있었다”라며 “최근 그가 아기용 기저귀를 구매해 수상하게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켈리와 관련된 ‘4세 여아 실종 사건’은 지난달 16일에 발생했다. 서부 해안마을 카나본 북쪽에서 가족들과 캠핑 여행을 하던 4세 여아 클레오 스미스가 여행 둘째 날 오전 1시 반에서 6시 사이 침낭과 함께 사라졌다.
당시 아이의 가족은 집에서 약 47㎞ 떨어진 캠핑장에 머물렀으며 스미스와 동생은 부모와 다른 텐트를 사용 중이었다. 경찰은 스미스의 키가 닿지 않는 곳까지 텐트의 지퍼가 올라가 있던 점 등을 토대로 납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주 넘게 수색을 이어온 경찰은 지난 3일 카나본의 한 집에서 스미스를 발견해 구조했다. 경찰은 이후 켈리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체포했다. 켈리는 내달 6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