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국악당 시민에 개방…"자연음향 그대로 국악의 품격을"

by이윤정 기자
2016.08.30 13:47:15

창덕궁 돈화문 맞은편 주유소 부지
140석 규모 자연음향 공연장
축하공연·'별례악' 축제 등 다채롭게 펼쳐져
"전통예술은 물론 한국 현대음악 만들어갈 것"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내부 모습(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양질의 국악공연은 물론 관객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악 본연의 소리를 담는 국악전문 공연장인 서울돈화문국악당이 내달 1일 문을 연다. 창덕궁 일대의 정체성 회복과 국악 활성화를 위해 주유소가 있던 자리를 서울시가 매입해 국악 전용 공연장으로 조성한 곳으로 자연음향을 추구한다. 지난 3월 완공 이후 6개월의 사전 공연과 성능 점검을 거쳤다. 3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정승 초대 예술감독은 “애국심과 사명감만으로 국악을 들어달라고 하는 시대는 갔다”며 “민속악부터 궁중음악까지 전통예술을 아우르고 미래 한국의 현대음악을 선보이는 공연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정승 초대 예술감독이 운영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연면적 1773㎡ 규모(지하3층, 지상1층)로 지하2~3층은 공연장과 분장실, 지하1층은 연습실·사무공간, 지상1층은 카페테리아·국악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14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으로 예술가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깝고, 객석 내부는 전통 창호로 마감했다. 또한 맨 뒤의 객석까지도 국악기의 소리가 잘 전달돼 우리 국악의 정수인 산조, 판소리 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9월에는 개관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1일 개관식에서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판소리 명인 안숙선,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축하공연을 올린다. 2일부터 10일까지는 국악의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최고 명인 연주자들이 총 8회에 걸쳐 특별공연을 선보이는 개관축제 ‘별례악(別例樂)’이 펼쳐진다. 2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연주를 시작으로 김정희의 ‘동해안별신굿’, 양주풍류악회의 ‘풍류음악’, 이춘희의 ‘경기민요’, 최경만과 김무경·이철주의 ‘삼현육각’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1일과 3일 양일간 개최하는 야외축제 ‘돈화문 산대’에서는 젊은 국악 팀과 시민예술가 단체들이 국악마당과 돈화문로 곳곳에서 22회에 걸쳐 공연을 선보인다.

상설공연보다 노년·직장인·주부·어린이 등 여러 관객층에 특화한 프로그램을 월별로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10월에는 창작 국악과 한식을 연계한 ‘국악의 맛’을, 11월에는 공연과 다양한 콘텐츠를 융합한 ‘미래의 명곡’ 등을 마련했다. 내년 개막을 목표로 국악과 예술가의 삶을 엮은 작품 제작도 추진한다. 김 예술감독은 “차별화한 콘텐츠를 통해 자연음향 공연장의 강점을 충분히 살려나갈 수 있다”며 “시민과 국악 단체들이 새로운 국악 공연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도록 대관의 가능성도 언제든지 열어놓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외부 모습(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마당(사진=세종문화회관).
3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쟁컴퍼니 아로새김이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3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쟁컴퍼니 아로새김이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