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공공발주 최저가 낙찰제부터 바꾸지"

by최정희 기자
2011.03.18 16:17:11

김동수 공정위장 中企 CEO와 간담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A업체 대표 "공정위가 대기업에 면죄부 주는 곳이라며? 우리 직원이 그러던데..아! 우리 (오늘) 소프트웨어 단가기준 얘기해야 한다." B업체 대표 "공공발주 최저가로 해서 정부가 예산 절감했다고 하던데 그 피해가 결국 중소기업한테 오는 거 아니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대기업 CEO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18일 서울시 구로지역에 위치한 대일특수강(주) 사무실에서 14개 중소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 대일특수강(주) 사무실에서 14개 중소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중소기업 CEO들은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공정위와 `공공발주 최저가 입찰`에 불만을 표시했다. 단단히 준비한듯 한 기업은 발표할 내용을 프로젝트로 준비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이날 간담회는 구로구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도 참석해 중소기업에 힘을 보탰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달 대기업에 `독설`을 내뿜었던 김 위원장의 발언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 대기업 CEO들과 만나 동반성장 문화정착에 머리를 맞대자고 했다"며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를 기탄 없이 말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전자어음결제 수수료 인하, 중소기업의 고급인력을 대기업이 가로채는 문제, 중소기업 고유업종 영역 지정, 공공발주 입찰평가시 기술평가 강화 등에 대한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한 중소기업 대표이사는 공공기관 최저낙찰제와 관련 "그게 공정한 거냐. 결국 중소기업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며 "한 두 번 얘기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공공입찰이 가장 낮을 가격을 기준으로 낙찰하는 경우가 많아 공공기관을 주요 거래처로 하는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이사는 "공공기관이 발주할 때 분야별로 예산을 제대로 짜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넷피아 이판정 대표이사는 "온라인 브랜드 가로채기로 창업하는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도메인은 법적으로 보호하면서 신기술을 갖고 창업한 업체가 브랜드를 가로채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는 왜 관심이 없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심도있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빛커뮤니티(주) 이영조 대표이사는 "요즘 동반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우리로선 좋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며 "동반성장은 (중소기업이) 일방적으로 뭘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페어플레이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메모렛, 샘솔정보기술, 델타기계, 대우파우더시스템, 필테라, 대일특수강, 태환자동차산업, 이빛커뮤니티, 유신테크, 수도금속공업사, 에듀미디어, 이랩코리아, 투데이게이트, 한성종합공사 등 총 14개 중소기업의 대표이사 및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구로지역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음 주 대전, 그 다음 주 광주지역의 산업단지를 방문해 중소기업과 간담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