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6백억불 시대...저가수주로 손실 '구멍'

by이진철 기자
2010.10.14 15:17:26

포스코건설, 상반기 해외사업장 100억원대 적자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올해 해외건설 수주가 600억달러에 근접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건설업체들은 저가수주와 적자공사로 회사 전체의 이익을 갉아먹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 국내부문 영업이익이 1685억원으로 전년동기(751억원)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반면 해외부문은 적자폭이 커지면서 전체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해외부분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의 영업손실이 98억원으로 전년동기(25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고, 중남미지역의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동기(81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기타 해외지역도 10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수년전 수주했던 일부 해외 프로젝트를 착공조차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 지난 2008년 1월 계약을 체결한 2건의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계약액이 각각 2924억원과 1612억원에 달한다. 이들 공사는 공사종료가 모두 내년 9월 예정이지만 완성공사액은 22억원과 1억6000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공사진행 상황이 `제로(0)`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해외사업의 이익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초 수주총괄실에 있던 투자관리그룹을 재무관리실로 옮겨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법인의 손실이 반영되면서 전사(본사 및 해외법인 포함)의 이익이 본사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상반기 전사의 영업이익은 19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0% 증가했지만 본사(2094억원) 영업이익보다는 낮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상반기 매출비중은 그룹공사의 영향으로 국내가 35.3%로 전년(29.5%)에 비해 증가했고, 해외는 64.7%로 전년대비(70.5%) 감소했다.

한편 해외수주전에서 유럽과 중국 등 경쟁국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저가수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라빅 발전소 6단계 확장공사는 지난 8월14일 재입찰에서 두산중공업이 33억8990만달러에 낙찰자로 선정됐다. 2위는 같은 한국업체인 현대중공업으로 37억달러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됐던 1월 입찰에선 두산중공업이 39억4000만달러, 현대중공업이 39억7000만달러를 제출해 두산중공업이 최저가 업체로 선정됐지만 발주처가 불분명한 이유로 8월14일 재입찰을 결정한 것이다. 결국 한국업체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급기야 재입찰까지 나서면서 두산중공업이 5억5000만달러를 할인해 수주한 셈이 됐다.

한화건설이 경쟁사인 인도의 L&T, 켄츠를 제치고 수주한 쿠웨이트 석유운송회사의 LPG충전 플랜트 프로젝트는 1억9200만달러에 수주했다.

당초 3월 입찰에서 L&T가 2억1000만달러, 2위 켄츠가 2억5000만달러, 한화건설이 2억6000만달러에 입찰을 참여했지만 발주처는 가격 재협상을 거쳐 한화건설을 최저가 업체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