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사퇴" "野대표 만나야" 與 내부서 강해지는 尹 변화 요구
by김형환 기자
2024.04.12 16:11:50
수도권 당선자 중심 "대통령실도 총선 패배 책임"
안철수 "국정기조 혁신" 한지아 "직언 참모 필요"
김용태 "국회 개원 이후 尹, 야당 대표 만나야"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수도권 당선자를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이 강하게 나온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했던 만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퇴한 데 이어 대통령실 역시 인적 쇄신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총리뿐 아니라 내각, 대통령실 3실장(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도 일괄 사의 표명이 필요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 질책을 정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인사도 인사지만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2대 총선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당선되며 4선에 성공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재섭 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김재섭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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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한동훈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선거 패배) 책임은 오롯이 제게 있다”고 분명히 했지만 여권에선 대통령 역시 총선 참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패배 책임은 8대2로 대통령실에 있다”며 “2에 해당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정부랑 거리를 뒀어야 했는데 악재에 대해 동조하거나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역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 뒤 기자들을 만나 총선 참패의 원인에 대해 “대통령과 당의 공동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대통령실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이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안 의원을 비롯해 여당 내부에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지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의원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인적 쇄신만큼 인식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실에서 참모들이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 야당과 협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국정을 책임지고 계신 윤 대통령도 야당의 협조와 협력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며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은 전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들을 만나야 한다”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만나 대화하고 타협하고 합의점을 이끌어가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당선인 역시 영수회담에 대해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위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3년 남아 있다며 대통령과 신뢰를 가지고 논의할 수 있는 구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훈(서울 송파갑)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 정부 임기가 3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이런 얘기하고 당에서 쓴소리하고 그런다고 국정기조가 달라지는가”라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자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동의한다. 무조건적으로 (대통령실을) 비판할 게 아니라 방법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