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에…빅테크에 손 내민 中당국
by김겨레 기자
2023.07.13 13:52:59
리창, 알리바바·메이투안 등 불러 심포지움
"플랫폼 경제, 혁신에 새 엔진 제공" 칭찬
中회복 둔화·최악 청년실업에…민간 역할 강조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거대 정보기술(IT)기업에 고강도 채찍을 휘둘렀던 중국 당국이 180도 태도를 바꿔 이들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2분기 들어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경제 활성화에 민간이 기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알리바바 클라우드, 배달 및 차량 호출 업체 메이투안, ‘틱톡’의 중국 버전 두유인,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 등 기술 기업을 불러 심포지움을 열고 “플랫폼 경제는 시대의 발전과 함께 등장해 수요 확대에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혁신을 위한 새로운 엔진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여정에서 플랫폼 경제는 전도유망하다”며 “광대한 플랫폼 기업이 자신감을 가지고 앞을 내다보고, 혁신의 돌파구를 지속 추동해 발전을 견인하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리 총리는 이들 IT 기업들을 ‘시대의 선구자’라고 지칭하며 지방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줄이겠다고도 약속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도 이날 IT기업들을 칭찬했다. 발개위는 텐센트가 인공지능(AI) 칩 및 서비스 로봇를 개발을 강화한 데 찬사를 보냈다. 알리바바는 농업과 서비스 산업을 혁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발개위는 메이투안이 반도체 기업과 산업용 로봇 기업에 투자한 점도 높이 샀다. 발개위는 “플랫폼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과학 및 기술 자립 노력을 촉진하고 고품질 개발 촉진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 7일 알리바바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 그룹과 산하 기업에 벌금 71억2300만위안(약 1조2709억원)을 부과한 뒤 닷새 만에 열렸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업을 향한 고강도 단속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최근 경제 회복이 둔화하고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자 당국은 민간 소비와 투자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실적 악화로 대량 해고가 이뤄진데다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를 내걸고 강한 규제를 가해 민간이 고용을 크게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는 부동산 건설업자를 돕기 위해 은행에 대출 구제를 확장하는 등의 부양책을 사용하지 않고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