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김정은, 코로나로 원산별장行…남북진전엔 트럼프보다 바이든”

by김미경 기자
2020.04.28 10:55:45

“위중·사망설 근거 없는 악의성 보도”
극소수 측근과 코로나 피해 원산향한 듯
판문점선언 이행 못한 건 미국의 방해
코로나19 보건협력 남북관계 개선 기회
북한 침묵은 국제사회 관심 즐기는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8일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극소수의 측근을 데리고 일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원산 별장으로 갔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북핵문제 해결 의지가 약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가 당선되는 게 낫다고 분석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 출연해 “김 위원장의 사망설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잘 되는 것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악의성 보도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사진=연합뉴스).
정 부의장은 보름 넘게 잠행 중인 김정은의 자취에 대해 최근 북한관영매체의 TV영상에 마스크를 낀 주민 모습이 자주 비춰지는 것을 거론하며 “코로나19가 평양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면 김 위원장이 극소수의 측근들을 데리고 일종의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공기가 쾌적한 원산 별장으로 갔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행사에 불참한 이유도 코로나19 때문이라고 정 부의장은 진단했다. 그는 “(김 수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이라는 데가 밀폐된 공간이다 보니 간부들이 ‘이번에는 안 가셔도 되겠다’ 누군가 권유했을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로 평양을 피해 휴양시설을 지어놓은 원산별장에 머물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이 미국 CNN 건강이상설 보도 뒤 열흘 가까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선 “그 사람들은(북한은) 자꾸 이렇게 해서 국제적 관심을 끄는 것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며 “이만큼 이렇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구나 하고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선언 합의사항이 지난 2년 동안 이행되지 못한 데 대해선 미국의 방해를 지목했다. 정 부의장은 “미국이 계속 대북 제재에 위반된다는 식으로 해서 발목을 잡는 바람에 못했다.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것이 바로 그 발목 잡는 일종의 협의체”라며 어제(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보회의에서도 언급했듯 코로나19가 남북관계 개선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주의 문제이고, 미국이 발목잡기도 어렵다. UN에서도 괜찮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에 보건의료 협력하는데 미국이 도와줘야될 이유가 없다”며 “(북한이) 거기에 대해 한 번에 답을 안 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우리가 두 번, 세 번 확인을 하면 그때 못 이기는 척하고 (나올 수는 있어도) 선뜻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남북진전을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낫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겪어 보니까 너무 예측 불가능성이 크다”며 “북핵문제가 어차피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면 늦게 가더라도 좀 말이 되는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바이든 후보가 예측 가능성이 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