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쇼크 일파만파..조선업체까지 우려

by김세형 기자
2013.04.11 15:19:41

GS건설발 해외 사업장 우려로 대형 건설주 투매
장기 건조탓 조선업체 우려감도 다시 고개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GS건설의 실적 쇼크 여파가 건설업종을 넘어 조선업종까지 번졌다. 건설업체들 전반적으로 하룻새 1조2000억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11일 주식시장에서 GS건설(006360)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저가로 추락했다. 이날 4만2000원으로 시작한 뒤 그 가격에서 옴싹달싹하지 못했다. 사려는 투자자가 적어 거래마저 전일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GS건설 뿐만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이 각각 10.71%, 9.3% 떨어졌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두산건설 등 내노라 하는 대형건설주들도 3∼5%대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GS건설과 지분관계가 없는 그룹 지주회사 GS마저 2% 내렸다. 유가증권시장내 건설업종 시가총액도 전일 23조2000억원에서 22조원 가량으로 5.17% 줄었다.

GS건설이 전일 예정에 없이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실망 수준을 넘어 쇼크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건설업종 전반에 투매를 불러 왔다. 증권가는 GS건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500억원대 흑자로 봤으나 회사측이 내놓은 수치는 흑자는 고사하고 적자 규모가 무려 5354억원에 달했다. 회사 역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이다. 회사측은 연간으로도 8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프로젝트 관련 대규모 손실을 계상하면서 이같은 실적 쇼크가 발생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사업장이 그간 GS건설의 효자 노릇을 해온 고수익 사업장이었다며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하향도 잇따랐다. 증시에서 흔하지 않다는 매도 의견도 주저하지 않았다.



대우건설과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 해당 프로젝트에 진출해 있는데다 그간 건설업체들이 침체한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려 왔기 때문에 대형건설사들도 GS건설 쇼크를 비껴가지 못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년간 중동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휩쓸어 왔지만 저가 수주가 많아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제2의 루와이스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이 불러일으킨 해외 원가율과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불신이 전체 업종을 짓누르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며 하지만 “건설업체의 실적이 지금처럼 차별화되서 나타난 적도 없다는 점에서 GS건설 외의 업체들은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건설 외의 업체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 불안감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GS건설 쇼크는 조선업종으로도 번졌다.조선 역시 건조 기간이 긴 것은 물론 인도 기간이 다가올 수록 건조료를 많이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수주가 많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발주 취소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수주 실적 자체를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배어 들었다.

최근 3건의 발주 취소를 밝힌 삼성중공업이 3.1% 떨어졌고, 현대중공업이 이날 2조원대 해양설비 수주 조식을 발표했지만 약보합으로 마감했고, 대우조선해양도 1%대의 약세였다.